국내 축구 K리그

‘빠른 축구’를 천명한 황선홍 감독, 빠른 사임을 선택하다

[풋볼 트라이브=서정호 기자] FC서울의 황선홍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30일 서울은 공식 SNS를 통해 황선홍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감독 대행으로 이을용 코치를 선임해 2018시즌을 꾸릴 예정이다.

 

황선홍 감독은 2016시즌 중반 최용수 감독의 후임으로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12승 4무 6패를 기록하며 팀에 4년 만에 K리그 우승컵을 안겨줬다. 그리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FA컵 준우승 등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서울과 황선홍 감독의 달콤한 동거는 2016시즌이 끝이었다. 디펜딩챔피언으로 임하는 2017시즌에 많은 팬이 큰 기대를 했지만, 리그에서 38전 16승 13무 9패로 5위에 그쳤다. 5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실패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2013시즌부터 개근한 이래 처음으로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FA컵 16강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떨어졌다.

 

2018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리빌딩을 천명하며 선수단을 갈아엎었다. 이 과정에서 팀의 구심점으로 활약했던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김치우 등을 보내며 팬들이 크게 반발했다. 또 팀에 합류한 지 1년 된 신광훈을 주장으로 선임하며 논란을 불렀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오며 반전을 노렸지만, 2018시즌 리그 10경기 2승 4무 4패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경기 중 ‘황새아웃’이라는 콜을 듣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 시절 몸담았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시절을 제외하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08~2010년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맡으며 감독 생활을 시작했지만, 2010년 FA컵 준우승 외에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2011년부터 포항을 맡아서 감독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스틸타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2015년까지 포항을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FA컵 2연패, K리그 사상 최초 더블(리그, FA컵 우승), 3년 연속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이명주, 고무열, 김승대)를 배출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물러나며 한계를 남겼다.

 

한편, 수장이 바뀌며 어수선해진 서울은 2일 경남 원정을 떠난다.

 

[사진 출처=FC서울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