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고의 경기
눈을 뗄 수 없는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 환상적인 골, 수차례의 골대 강타 등 포항 스틸러스와 경남FC의 경기는 팬들에게 수준 높은 축구를 선물했다.
2연패의 수렁에 빠진 포항과 초반의 상승세가 한 차례 꺾인 경남은 반전이 필요했다.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팀은 포항이었다. 12분, 왼쪽에서 제테르손의 패스를 받고 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던 강상우가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포항 즐라탄’ 레오가말류가 나섰다. 특유의 동작으로 골키퍼를 속이며 구석으로 정확하게 킥을 꽂아 넣었다. 개막전 멀티 골 이후 6경기 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실점을 허용한 경남은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경남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나왔다. 35분, 송승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손정현에게 걸려 넘어지며 또 한 번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VAR 판정 끝에 취소되며 경남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남은 네게바를 중심으로 동점을 노렸다. 네게바는 왼쪽에서 빠른 속도와 재치 넘치는 드리블로 포항 수비진을 공략했다. 45분, 포항의 패스를 차단한 경남은 하프라인 밑에서부터 속도를 올리던 네게바에게 패스를 건넸다. 네게바는 속도를 살려서 그대로 포항 골문까지 질주했다. 그 후 박스 근처에서 오른발 감아 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후반 시작 직후 쐐기 골이 터졌다. 50분, 경남의 어정쩡한 패스를 채프만이 가로챘다. 채프만은 드리블을 하다 중앙에 비어있는 레오가말류에게 패스했다. 레오가말류는 공을 잡은 후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낮게 깔린 공은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겨냥했고 손정현 골키퍼를 넘어서 골망을 갈랐다. 개막전에 이어 다시 터진 멀티 골이자 경남을 좌절시키는 골이었다.
하지만 경남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쿠니모토와 네게바는 활발한 측면 돌파와 슈팅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55분, 쿠니모토가 박스 근처로 프리킥을 올려줬다. 수비가 걷어낸 공을 네게바가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잡았다. 붙어오는 수비 1명을 제친 네게바는 곧장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진 세컨드볼 찬스를 포항의 수비진이 간신히 걷어냈다.
위기 뒤에 곧장 기회가 찾아왔다. 클리어링한 공이 중앙선 근처에서 기다리던 김승대에게 향했다. 빠르게 상대 진영까지 치고 올라간 김승대는 중앙에 침투하던 정원진에게 패스했지만, 호흡이 맞지 않으며 공격 기회가 무산됐다. 63분, 포항의 수비진에서 올라온 공을 레오가말류가 잡았다. 제테르손과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후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김승대에게 스루패스를 전달했다. 박스까지 간 김승대는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정원진은 이를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에 걸렸다.
반전을 위해 경남은 64분 김효기를 투입했다. 67분, 말컹이 수비 견제를 뚫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포항도 반격에 나섰다. 68분, 김현솔이 프리킥을 박스 근처로 붙였다. 수비가 걷어낸 공이 뒤에서 기다리던 배슬기에게 향했다. 배슬기는 이를 마음 놓고 때렸지만, 골대를 강타했고 튀어나온 공은 손정현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운이 좋았던 경남이었다.
계속 두드려 맞던 경남이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73분, 쿠니모토가 우측면에서 한 번 접은 후 크로스를 올렸다. 김효기는 뒤로 슬금슬금 물러난 후 올라온 공을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했다.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진 슈팅은 강현무 골키퍼를 넘어 골망을 갈랐다. 환상적인 추격 골이었다.
추격 골 이후 경남은 공격에 몰두했다. 하지만 84분, 쿠니모토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86분, 코너킥에서 얻은 슈팅 기회는 강상우에게 막혔다. 포항도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2차례 슈팅으로 쐐기 골을 노렸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그렇게 경기는 2:1 포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양 팀은 23개의 슈팅을 주고받았다. 포항이 11개의 슈팅(유효슈팅 5개)을 시도했고, 경남은 12개의 슈팅(유효슈팅 5개)을 때렸다. 포항은 경남전 승리로 2연패를 탈출했다. 하지만 경남은 2연패에 빠졌다. 빠른 공격 전개 속도, 3번의 골대 강타, 환상적인 득점포, 화려한 개인기 등 볼거리가 풍성했다. 이번 라운드 최고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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