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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 우승했는데… 대회 직후 경질된 감독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FC 바르셀로나의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이번 시즌 라리가와 코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얼마 전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AS 로마에 역전패한 이후 경질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그래도 우승한 감독인데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승한 감독이 대회 직후 곧바로 경질되는 사례는 많았다.

그렇다면 어떤 감독이 우승 직후 경질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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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프 하인케스 (1997/1998시즌-레알 마드리드)

하인케스는 1997년 레알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레알은 유러피언 컵(현 챔스) 최다 우승 팀(당시 기준 6회)이었지만, 1965/1966시즌 이후 31년 넘게 우승에 실패했다.

하인케스는 레알을 이끌고 챔스에서 맹활약했다.

결승전에 진출한 레알은 당시 최강의 팀이었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유벤투스 FC를 꺾고 32년 만에 챔스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하인케스는 리그에서 4위 밖에 하지 못했다. 결국, 로렌소 산즈 회장에 의해 경질됐다. 산즈는 5년 동안 8번의 감독 교체를 단행했을 정도로 무자비한 인물이었다.

비센테 델 보스케 (2002/2003시즌-레알)

델 보스케는 선수 시절 레알에서만 총 13년을 뛰었다. 1984년 레알에서 은퇴한 델 보스케는 이후 레알의 유소년 팀 코치를 맡은 걸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델 보스케는 1999년 11월 1군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레알은 리그에서 8위에 위치했을 정도로 부진했다. 델 보스케 체제 하에 안정을 찾은 레알은 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FC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발렌시아 CF 등 강호들을 꺾고 우승했다. 레알은 이후 2번의 리그와 1번의 챔스 우승을 더 차지했다.

하지만 델 보스케는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과 충돌했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직후 레알을 떠났다. 후임으로 온 사람은 카를로스 케이로스였다. 선장을 잃은 레알은 암흑기에 빠졌다.

파비오 카펠로 (1996/1997, 2006/2007시즌-레알)

AC 밀란을 이끌며 ‘우승 청부사’로 이름을 날린 카펠로는 1996년 레알에 부임했다. 카펠로의 레알은 해당 시즌 리그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선수단 운영 방식을 포함해 여러 부분에서 산즈와 충돌했고 1년 만에 레알을 떠났다.

이후 로마와 유벤투스 FC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카펠로는 2006년 레알로 복귀했다. 하지만 호나우두와 데이비드 베컴을 비롯해 갈락티코 1기 시절에 영입된 선수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격 중심의 축구를 좋아하는 레알 경영진과 팬들과 달리 카펠로는 수비를 중시하는 실리적인 축구를 선호하는 인물이었다. 결국,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다시 경질됐다.

로베르토 만치니 (2007/2008시즌-FC 인터 밀란)

만치니는 2004년 인테르의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인테르는 매년 선수단 영입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1989년 이후 세리에A 우승과 인연이 멀었다.

하지만 만치니는 부임한 지 1년 만에 소속 팀한테 ‘스쿠데토’를 안겨줬다. 그리고 3시즌 연속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당시 세리에A는 승부 조작 사건으로 유벤투스와 밀란을 비롯한 전통 강호들의 전력이 약해졌기에 인테르의 강세를 저지할 수 있는 팀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만치니의 가장 큰 문제는 챔스였다. 당시 마시모 모라티 회장은 아버지 안젤로 모라티처럼 챔스 우승을 원했다. 그렇지만 만치니는 챔스만 나가면 약해졌다.

결국, 2008년 리그 3연패를 차지했음에도 인테르를 떠나야만 했다.

오트마르 히츠펠트 (2007/2008시즌-바이에른)

히츠펠트는 1990년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을 이끌고 유럽을 호령했다. 2006년 바이에른에 복귀한 이 독일인 감독은 챔스 16강에서 레알을 격파하는 등 안정적인 지도력을 펼쳤다. 그리고 1년 후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당시 히츠펠트의 전술은 뒤처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UEFA컵 4강에서 FC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종합 1:5로 패하는 등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결국, 히츠펠트는 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바이에른을 떠나야만 했다. 후임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독일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도중 경질됐다.

루이스 판 할 (2015/2016시즌-맨유)

판 할은 과거 AFC 아약스와 FC 바르셀로나, FC 바이에른 뮌헨 같은 명문 구단을 이끌고 뛰어난 성과를 냈다. 그리고 2014년 맨유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판 할 체제의 맨유는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이 네덜란드 감독은 경기에서 지면 핑계 대기 바빴다. 선수 영입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아쉬웠다. 설상가상 거액을 주고 데려온 앙헬 디 마리아와 라다멜 팔카오 같은 선수들은 입단한 지 1년 만에 맨유를 떠났을 정도로 부진했다.

판 할은 2015/2016시즌 FA컵에서 우승했지만, 얼마 후 경질됐다. 후임으로 부임한 인물은 과거 자신의 수석 코치였던 조세 무리뉴 감독이었다.

로랑 블랑 (2015/2016시즌-파리 생제르맹 FC)

선수 시절 세계 최고의 수비수였던 블랑은 조국 프랑스의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다. 2003년 현역에서 은퇴한 블랑은 이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2013년 파리의 사령탑에 부임했다.

블랑은 파리를 이끌고 리그에서 3시즌 연속 우승했다. 그러나 우승했음에도 매번 비판받았다. 선수 기용과 전술적 역량 등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 특히, 챔스만 나가면 소극적인 전술 운영과 8강의 벽을 넘지 못해 팬들의 불만을 샀다.

결국, 2016년 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경질됐다. 후임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었다. 하지만 에메리는 블랑보다 더 끔찍한 성적을 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