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K리그

[K리그1 6라운드 리뷰] ‘썩어도 준치’ 전통 강호들이 강세를 보인 6라운드

1. 최고의 경기

 

축구에서 가장 재밌는 점수를 ‘펠레 스코어’라고 부른다. 펠레 스코어는 3:2로 승부가 결정 나는 것을 의미한다. 펠레 스코어만 되도 훌륭한 경기인데 그 마지막 득점이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다면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강원FC와 수원 삼성의 경기가 그랬다.

 

양 팀은 초반부터 슈팅을 주고받으며 화끈한 축구를 펼쳤다. 수원은 오랜 부상을 털고 복귀한 김건희를 방점으로, 강원은 특급 용병 제리치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15분, 강원의 프리킥 상황에서 제리치의 머리를 맞고 흐른 볼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수원은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제리치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25분, 조지훈의 어정쩡한 패스를 가로챈 제리치는 슬금슬금 돌파하다 왼쪽의 빈 곳으로 침투하는 강지훈에게 땅볼 패스를 건넸다. 강지훈은 슈팅을 위한 스텝을 밟은 후 강력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프로 데뷔골을 기록했다.

 

수원도 당하고 있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이종성이 중앙성 부근에서 비어있는 오른쪽의 크리스토밤에게 패스를 건넸다. 크리스토밤은 이를 잡아놓은 후 페널티 박스 중앙에 있던 김건희에게 높은 크로스를 배달했다. 김건희는 이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동점 골에 성공했다. 2016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터진 득점포였다. 김건희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하지만 동점 상황은 오래 못 갔다. 후반 킥오프 직후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강원이 약속된 세트피스를 보여줬다. 툭 차올린 공을 수원의 수비진이 걷어냈지만 세컨드 볼이 오범석에게 흘렀다. 오범석은 이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수원의 수비수가 걷어낸다는 것이 잘 못 맞고 뒤에서 침투하던 제리치에게 흘렀다. 제리치는 이를 골대 안으로 꽂아 넣으며 강원이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원은 심기일전한 김건희가 있었다. 49분, 우측면에서 크리스토밤이 상대 수비 2명의 견제를 뚫고 김건희에게 로빙 패스를 건넸다. 김건희는 이를 완벽하게 잡아낸 후 발렌티노스를 앞에 둔 채 공간을 만들고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은 강원의 맥고완을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김건희의 부드러운 터치와 과감함이 빛을 발한 득점이었다.

 

득점 이후 수원의 공세가 계속됐다. 그러나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추가시간에 접어들었다. 91분 강원의 박스 오른쪽 근처에서 바그닝요가 파울을 얻었다. 키커로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이 나섰다. 염기훈의 프리킥은 수비벽을 절묘하게 피해 한 번 바운드 된 후 그대로 골대 왼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함석민이 몸을 던지며 팔을 뻗어봤지만, 공은 구석으로 정확하게 향했다. ‘수원의 사나이’ 염기훈이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염기훈의 득점으로 경기는 펠레 스코어로 마무리됐다. 수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포함 원정에서 5연승을 달성했다. 슈퍼매치 무승부 이후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승리를 챙기며 반전에 성공했다. 펠레 스코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득점, 잊힌 유망주와 괴물 용병의 맹활약까지 볼 수 있었던 수원과 강원의 경기가 이번 라운드 최고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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