➁오늘날 이적 시장과 경쟁자들
최근 많은 이들이 무리뉴를 평가할 때 무리뉴가 선수 영입에 투자한 자금 규모를 바탕으로 “무리뉴가 이렇게 막대한 돈을 썼음에도 우승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분명히 무리뉴는 선수 영입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감독이다. 약 14억 유로(한화 약 1조 8,402억 원)의 이적 자금을 투자했다. 맨유에서는 약 3억 5,000만 유로(한화 약 4,601억 원)를 썼다. 이 점이 포르투 이후 무리뉴의 성공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뒷받침됐다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필자는 오늘날 감독을 평가할 때 선수 영입에 투자한 이적료 부분은 우선순위에서 제외돼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오늘날 이적 시장이 과거와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이적 시장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돈이 있어도 영입할 수 없다” 많은 구단이 재정적으로 풍족해졌기에 어느 팀이든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선수들 역시 선택지가 많아졌기에 예전처럼 명문 구단 이적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어졌다.
결정적으로 오늘날 이적 시장은 유망주의 선점이 중요해졌다. 16살 유망주가 2,500만 유로(한화 약 329억 원)에 거래돼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10대 유망주들마저 거액을 줘야 영입할 수 있는데 포그바 같은 선수들은 얼마나 더 비싸겠는가. 과거 3,000만 유로(한화 약 394억 원)의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받는 선수가 이제는 8,000만 유로(한화 약 1,052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선수 영입에 얼마를 썼느냐는 오늘날 감독들을 평가하는 우선순위가 돼서는 안 된다.
또한, 지금의 프리미어 리그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때와 다르다. 퍼거슨 시절의 프리미어 리그는 지금처럼 빅6가 아닌, 맨유와 첼시, 아스널 FC, 리버풀 FC, 혹은 맨시티가 주축이 됐던 빅4 체제였다.
그러나 토트넘 홋스퍼 FC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 됐고 맨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최강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리버풀 역시 위르겐 클롭 감독의 지도로 좋은 팀으로 성장했다. 그만큼 퍼거슨 시절과 비교하면 상위권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고 예전처럼 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무엇보다 오늘날 프리미어 리그는 막대한 중계료 덕분에 중하위권 구단도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퍼거슨 때 맨유의 성적과 지금 맨유의 성적을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