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아직은 이르다’ 무리뉴를 위한 변명 세 개

무리뉴는 처음부터 시작하는 상황이다

 

무리뉴의 말대로 맨시티는 오래전부터 케빈 더 브라위너와 니콜라스 오타멘디, 세르히오 아구에로, 라힘 스털링 같은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했다. 과르디올라는 이런 맨시티 선수단에 자신의 색깔을 덮는 데 성공했고 이번 시즌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렇다고 과르디올라의 업적을 폄하는 건 아니다. 과르디올라의 철학이 맨시티에 자리 잡으려면 최소 3, 4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성과를 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반면, 맨유는 다르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마커스 래쉬포드 같은 유소년 선수들과 앤서니 마샬 같은 젊은 선수들을 남겼지만, 더 브라위너나 아구에로처럼 오랫동안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었다.

 

무리뉴는 전력 강화를 위해 폴 포그바와 헨리크 미키타리안 등 선수 영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지만, 맨시티처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이들로 역부족이었다.

 

맨시티와 맨유는 상황 자체가 달랐다. 맨시티는 수비진 보강에만 전념할 수 있었지만, 맨유는 모든 포지션에 걸쳐 보강이 시급하다. 지난 2년 동안 판 할이 영입한 선수들 대부분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 까닭이다. 즉, 과르디올라와 무리뉴는 출발점 자체가 달랐던 셈이다.

 

물론, 무리뉴의 대명사인 ‘2년 차’도 따지고 보면 전임자가 남긴 ‘유산’ 영향이 컸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2004년 첼시 FC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 구단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어느 정도 팀을 만든 상태였다. 무리뉴는 라니에리가 꾸려놓은 첼시에 히카르두 카르발류와 파울루 페헤이라, 페트르 체흐, 아르연 로번, 디디에 드로그바 등을 영입해 팀을 완성했다.

 

FC 인터 밀란 때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완성한 전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첫 시즌 때 히카르두 콰레스마와 알레산드로 만시니라는 역대 최악의 영입도 있었지만, 그다음 시즌 때 루시우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티아고 모타, 디에고 밀리토 등을 영입해 세리에A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 때는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다져놓은 기본 틀에 자신의 철학과 승리할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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