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저] 알렉시스 산체스는 칠레가 낳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그러나 ‘친척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시기한다. 한국만 봐도 많은 선수가 조국의 위상을 드높였지만, 그만큼 비판 여론을 몰고 다녔다.
칠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은 산체스가 기록했던 이적료가 토코피야 재건에 든 비용보다 더 많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산체스가 2011년 우디네세에서 바르사로 적을 옮겼을 때의 이적료는 3300만 파운드(약 495억 원)로, 2007년 지진으로 붕괴한 토코피야를 재건하는 데 쓰인 것보다 높은 금액이다. 그리고 현재, 산체스는 맨유에서 30만 파운드(약 4억 5000만 원) 이상의 주급을 받는다. 자신의 고향보다도 더 가치 있는 선수가 된 셈이다.
이 때문일까.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사학자이자 역사 교사인 다미르 가라스 씨는 산체스가 고향 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본보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산체스를 우상으로 여기는 소년들이 오직 축구만이 고된 노동과 빈곤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산체스가 고향에서 배척받는 것은 아니다. 아니, 되려 그 반대다. 실제로 스타나 위인을 배출했던 도시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러워하기 마련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인 마데이라 제도는 호날두를 기리기 위해 마데이라 공항을 호날두 공항이라 개명, 그의 동상까지 세웠다.
토코피야도 마찬가지다. 마을에 세워진 거대한 벽에는 리버 플라테를 비롯해 우디네세 칼초와 FC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이 그에게 오는 과정이 그려졌다. 그리고 2013년 지역의 한 예술가가 아스널 FC의 유니폼을 덧그렸다. 머잖아 맨유의 7번 셔츠 그림도 그려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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