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첼시 FC의 에당 아자르가 새로운 기록을 달성, 팀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시각으로 20일 밤 9시 30분, 잉글랜드 브라이튼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7/18 프리미어리그 시즌 24라운드 경기에서 원정팀 첼시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를 상대로 4:0으로 완승했다.
이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단연 아자르였다. 아자르는 팀의 선제골과 세 번째 골을 책임졌다. 홈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준비해 ‘대어’ 첼시를 낚으려던 브라이튼은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완전히 계획이 틀어졌고, 대패를 막지 못했다.
새로운 기록을 세운 아자르의 두 번째 득점은 후반 32분경 터져 나왔다. 아자르는 윌리안이 하프라인에서 찔러준 패스를 침착하게 드리블하다가 중앙으로 쇄도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하지 않았음에도 순간적으로 페널티 박스 정면의 빈 공간을 창출했고, 아자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 득점으로 아자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첼시 선수가 됐다. EPL 통산 102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101개를 기록했던 지안프랑코 졸라를 넘어섰다.
지안프랑코 졸라는 첼시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다. 스물아홉 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첼시로 이적해 단 일곱 시즌을 뛰었지만, 누구보다 첼시에 많은 공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다. 졸라가 첼시에서 달았던 등 번호 25번은 지금까지 아무도 쓰지 않으며 사실상 영구결번으로 남아있다.
졸라는 1996/97 시즌 팀에 합류하자마자 기자단이 선정한 EPL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첼시는 이 시즌 FA컵 우승을 달성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열기 시작했다. 그다음 시즌인 1997/98 시즌 리그컵, UEFA 컵 위너스 컵 우승의 주역도 졸라였다. 첼시가 이 시즌을 기점으로 유럽의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첼시는 1999/00 시즌 팀 창단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특히 8강 1차전에서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1로 승리하며 유럽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졸라는 이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리고 첼시는 2003/04 시즌에야 다시 챔스로 복귀했다. 이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르며 21세기 새로운 유럽의 강호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때를 시작으로 지난 2016/17 시즌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첼시가 챔스 무대를 밟지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사실 2003/04 시즌의 챔스 티켓을 따내는 데에는 졸라의 맹활약이 컸다. 35살의 졸라는 리그에서 14골을 몰아치며 팀의 극적인 리그 4위를 이끌었다. 게다가 챔스 진출권을 획득하며 새로운 구단주를 얻게 됐는데 그 구단주가 바로 로만 아브라모비치였다. 그 이후 첼시의 역사는 180도 바뀌었다.
한편으로는 졸라의 활약이 없었다면, 첼시가 챔스를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고, 팀의 역사도 다른 쪽으로 180도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첼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졸라의 기록을 아자르가 넘어섰다. 아자르도 첼시의 레전드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졸라도 이루지 못했던 리그 우승을 두 차례나 달성했으며, 리그컵과 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한 차례씩 들어 올렸다.
아자르는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최고 수준의 드리블로 2선에서 상대 수비를 흔드는 크랙 유형의 선수다. 꼭 졸라를 빼닮았다. 졸라 역시 ‘마라졸라’라는 별명으로 이런 플레이에 능했던 선수다.
졸라 못지않게 첼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아자르, 이제 그의 앞에는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로그바만이 남았다. 아자르가 과연 이 두 선수의 기록마저도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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