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부상 아웃된 루카쿠, 이번 시즌 얼마나 뛰었나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포 로멜루 루카쿠가 부상으로 조기 교체 아웃됐다. 스트라이커 자리를 루카쿠에 의존하던 맨유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 시각으로 31일 새벽 2시 30분에 펼쳐진 2017/18 프리미어리그 시즌 21라운드 경기, 맨유와 사우샘프턴 FC의 맞대결에서 루카쿠가 전반 14분 만에 교체됐다. 상대 수비와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뒤통수에 충격을 받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몇 분을 누워있던 루카쿠는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루카쿠는 이번 경기로 인해 리그 풀타임 기록을 마감하게 됐다. 루카쿠의 이번 시즌 출전 기록을 살펴보면, 휴식을 취한 경기가 단 한 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혹독한 일정을 소화했다.

 

맨유는 지난 8월 8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 슈퍼컵을 시작으로 오늘 소튼전까지 공식전 31경기를 치렀다. 그중 루카쿠는 30경기를 출전했다. 최근 박싱데이에 접어들면서 일주일 간격이 아닌, 3~4일 간격으로 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루카쿠는 이미 지난 8월부터 다른 대회를 병행하며 짧은 간격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출전 시간으로 살펴보면 그 실상은 더 심각하다. 루카쿠의 이번 전반기는 ‘혹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번 경기에서 교체되기 전까지 리그 20경기를 모두 풀타임 출전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마지막 라운드였던 CSKA 모스크바전 74분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5경기를 풀타임 출전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루카쿠는 8월에 4경기, 9월에 7경기 중 6경기에 출전해 모두 풀타임을 채웠다. 루카쿠는 두 달 동안 11골을 몰아치며 쾌조의 시작을 알렸다. 문제는 10월 이후부터였다. A매치 기간 이후 10월에 6경기, 11월에 5경기를 모두 출전했다. 한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10경기는 모두 풀타임이었다. 이 기간에 루카쿠의 기록은 단 한 골에 그쳤다. 벨기에 대표팀에도 소집되며 쉴 틈이 없었던 루카쿠의 경기력 저하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사실, 경기력이 좋다면 아무리 혹사 논란이 일어나도 계속 기용할 수 있다. 감독은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 테니까 말이다. 문제는 루카쿠의 경기력이 이미 10월부터 떨어졌음에도 조세 무리뉴 감독은 계속해서 루카쿠를 기용한 것이다. 심지어 주전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한 리그컵에서도 교체 투입하며 루카쿠의 체력을 갉아먹었다.

 

이런 행보는 12월까지 이어졌다. 루카쿠는 이번 경기까지 12월의 9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체력 안배 차원에서 한 경기는 교체 아웃, 한 경기는 교체 투입되며 나머지 6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3골을 넣으며 경기력도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려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부상으로 물러나면서 회복세가 다시 주춤할지도 모른다.

 

현재 맨유의 공격진에는 루카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공격 자원들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지난 시즌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마커스 래쉬포드도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비판받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경기력이 떨어진 루카쿠를 계속해서 고집하는 것은 팀에도, 선수에게도 엄청난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중후반부터는 즐라탄의 빈자리에 래쉬포드를 기용해 유로파리그 결승전까지 잘 마무리하지 않았는가.

 

루카쿠가 없는 플랜을 무리뉴 감독이 얼마나 생각해봤을까. 팬들의 비판에도 계속해서 루카쿠를 기용하던 무리뉴는 이제 공격진 재편에 들어가야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경기로 리그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첼시 FC에 2위 자리도 내줬다.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