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맨유 vs 브리스톨 시티 리뷰: 무리뉴, 흑역사를 추가하다

[풋볼 트라이브=최유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쉬톤 게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부 리그 팀인 브리스톨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1:2로 패배했다.

 

브리스톨 시티는 카라바오 컵 64강에서 왓포드 FC, 32강에서 스토크 시티 FC, 16강에서 크리스탈 팰리스 FC를 잡은 데 이어 8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꺾으며 프리미어리그 팀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모두 2득점 이상의 다득점으로 경기력도 뛰어났다.

 

이날 경기에서 무리뉴는 루크 쇼, 마테오 다르미안, 빅토르 린델로프, 세르히오 로메로, 스콧 맥토미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의 비주전 선수를 다수 선발 출전시켰다. 2부 리그 팀을 상대한다는 여유가 느껴지는 선수 선발이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예상외였다. 브리스톨 시티는 맹렬히 뛰면서 맨유의 공격 작업을 방해했다. 전반적 맨유는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비효율적이거나 운이 없었다. 전반 11분 즐라탄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가서 좋은 기회를 잃었다. 오히려 후반 브리스톨 시티의 역습에 실점했고, 즐라탄의 프리킥 득점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그쳤다. 맨유는 에이스 루카쿠를 투입하는 등 계속 득점을 노렸지만,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해 1-2로 패배하고 말았다.

 

무리뉴의 방심이 아쉬웠다. 홈/원정 경기로 결과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단판 승부인 8강 경기에서 지면 방법이 없다. 아무리 2부 리그의 팀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전적을 보면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맨유가 리그에서 무승부를 한 스토크 시티 FC를 꺾고 올라온 팀이었다. 좀 더 완성된 팀을 준비하고 승부에 나섰어야 했다.

 

선수들 역시 당연히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 듯 보였다. 자기가 돋보이기 위해 중구난방으로 경기에 임했다. 불필요한 슈팅만 난무했다. 슈팅 개수는 맨유가 많았으나 오히려 유효 슈팅은 브리스톨 시티가 많았다.

 

 

경기 후반 교체로 나온 루카쿠의 활약도 매우 아쉬웠다. 물론 선발 출전도 아닌 루카쿠에게 이번 패배의 책임을 물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맨유의 약점으로 지적받는 공격 작업의 조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루카쿠다.

 

루카쿠는 상대의 수비가 굳건하면 측면으로 빠져서 침투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루카쿠가 빠진 상황에서 맨유는 중앙에서 바로 타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포그바는 뛰어난 선수지만 직접 득점을 노리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질은 없다. 루카쿠가 빠지면 오히려 상대 수비수들은 수비 공간을 좁혀 맨유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된다.

 

브리스톨 시티와의 경기도 그랬다. 루카쿠는 계속 득점을 위해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다른 선수와의 호흡은 맞지 않았고 오히려 브리스톨 시티는 차분히 루카쿠를 몰아붙였다. 루카쿠는 몇번 불필요한 슈팅만을 날렸다.

 

현대 축구에서 빅클럽의 원톱에게 가장 요구되는 자질은 골이 아니라 최전방에서 버텨 공간을 유지하는 점이다. 물론 루카쿠의 퍼스트 터치가 훌륭하지 않고, 맨유도 세밀한 공격 상황을 만들지 못해 루카쿠는 최전방에서 자주 고립된다. 그래서 루카쿠가 어떻게든 팀에 공헌하기 위해 움직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팀에 해가 되는 상황이다. 무리뉴 감독은 빨리 루카쿠의 움직임을 교정해야 한다. 월드 클래스 공격수는 혼자 움직이는 선수가 아니다. 팀과 함께 움직인다.

 

맨유가 탈락하면서 카라바오컵 4강 진출 팀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첼시, 브리스톨 시티로 정해졌다. 브리스톨 시티는 4강에서 맨시티를 만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