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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사상 첫 FA컵 우승.. ACL 진출 성공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2017 KEB하나은행 FA컵의 트로피는 울산 현대가 들어올렸다. 3일 오후 1시 30분,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가 0:0으로 종료됐다. 1차전에서 울산이 2:1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합계 스코어 2:1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전반 초반은 부산이 경기를 주도했다. 역전 우승을 위해서는 최소 2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던 부산은 공격적으로 나섰다. 박준태와 이정협, 고경민을 필두로 한 공격 라인은 슈팅 기회를 얻어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전반 막판에는 이재권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불운까지 겹쳤다.

 

후반전에는 홈팀 울산이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주포 이종호가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교체 투입된 김인성의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공격은 부산의 빈틈을 잘 공략했다. 부산도 계속해서 득점을 노렸지만, 후반 막판에 들어서자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였다. 공격에서는 번번이 맥 빠진 모습을, 수비에서도 볼 컨트롤 실책을 보이는 등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후반 막판은 오히려 울산이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잡는 모습이었다.

 

결국 경기가 0:0으로 종료됐고, 울산이 FA컵 우승의 자리에 올랐다. 1996년 해당 대회가 시작된 이후, 울산은 1998년에 준우승을 차지한 것 이외에는 FA컵과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과거의 슬픈 역사를 뒤로 할수 있게 됐다. 또한, 리그를 4위로 마쳤던 울산은 이번 우승으로 2년 연속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확보했다.

 

이번 FA컵 우승은 김도훈 감독에게도 뜻깊은 경험이 됐다. 김도훈 감독은 지도자로서 지난 2015년 중하위권 팀 인천 유나이티드를 FA컵 결승까지 올려놨지만, FC 서울에 패해 준우승했던 기억이 있다. 2년 전의 숙원을 말끔하게 풀어내는 동시에,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부산을 칭찬하고 싶다. 정말 공격적으로 잘 싸워줬다”라며 우선 상대 팀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이어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잘 막아줬던 것 같다. 실점하지 않고 잘 버텨서 우승해 기쁘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또한, “나는 실패한 감독이었는데, 그런 나를 과감히 선택해 준 구단과 함께 일했던 스태프, 구단 직원, 선수들에 감사하다”라며 자신을 믿고 선임해준 구단과 함께 한 시즌을 함께한 팀 구성원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감독 선임 직후 ACL에 참가하며 바쁜 시즌을 보내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될 정도였다. 또 실패할 것 같다는 두려움도 있었고, 실제로 전남 드래곤즈와 가시마 앤틀러스에게 크게 졌을 땐 한 방 크게 맞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버티면 된다고 믿었고, 이후 힘을 받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번 시즌을 평했다.

 

패장이었지만, 시즌 중 큰 아픔을 딛고 일어나야만 했던 부산의 이승엽 감독대행은 담담했다. 경기 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선제골이 필요했는데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게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이 선수들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선수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감독님이 떠나시고 선수들 스스로 똘똘 뭉치는 모습이 눈에 보였는데,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이 고군분투하며 잘 이겨냈고, 경기 내용도 밀리지 않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 감사한다”라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이렇게 FA컵 결승을 끝으로, 2017년 대한민국 프로축구는 막을 내렸다.

 

[사진 출처=울산 현대 구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