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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란 무엇인가?: 새로운 선수 평가 방법

[풋볼 트라이브=최유진 기자] 요즘 축구계는 xG라는 수치로 뜨겁다.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이 xG를 언급하며 축구 이야기를 한다. 이 수치를 매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슈팅이 들어갈 통계적 집합을 확률로 산출한 것이다.

 

xG는 expected Goals의 약어다. 아직 공식 역어가 없지만, 굳이 번역한다면 골 기댓값이나 골 기대 확률이 적절하겠지만, 여기서는 xG라고 표현하겠다.

 

어떤 선수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발로 골대를 노릴 때 이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될지, 연결될 확률이 얼마인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 수집/분석가들은 축구 경기에서 동일한 위치, 조건에서 일어나는 슈팅 자료를 수집해서 유효한 데이터를 산출했다. 그게 바로 xG다. ‘이 위치, 이 상황에서 슈팅할 때 골이 들어갈 확률은?’ 의 답이 xG이다.

 

초기적인 형태의 xG는 ‘슈팅 대비 득점 확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수치는 팀별로, 선수 별로 제각각이지만 이 수치를 종합하면 보통 9 슈팅 : 1골 비율로 수렴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뛰어난 공격수라면 이 수치는 더 낮은 수치로 대비되고, 무능한 공격수라면 더 높은 수치로 대비된다. 하지만 이 수치 자체는 별반 쓸모가 없다. 9번 차면 1 득점한다는 것을 알아봐야, 혹은 이 선수가 그 비율이 낮으니 뛰어난 선수라고 해봐야 경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흘러가니 그냥 도식적인 수치에 불과했다. 슈팅을 똑같은 횟수로 한다고 해도 질적 차이가 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xG는 이것을 더 고도화한 자료다. 값을 산출할 때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측정된다. 당연히 같은 슈팅이라고 해도 경기장 왼쪽에서 왼발로 차는 것과 오른발로 차는 것은 다른 경우로 봐야한다. 현재 xG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 옵타의 경우 슈팅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맞춰서 분석한다.

 

1. 골대 거리
2. 슈팅의 각도
3. 슈팅을 어떤 발/머리로 시도하는가?
4. 골키퍼와의 1:1 여부
5. 어시스트의 패스 유형은 무엇인가?
6. 어떤 공격 상황에서 슈팅이 나왔는가?
7. 슈팅 후 공이 다시 퉁겨져 나온 상태인가?
8. 상대 선수와의 경합에서 이긴 후 슈팅을 시도하는가?

 

역습 상황, p라는 위치에서 골키퍼와 1:1로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슈팅을 시도한 결과를 모아서 분석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다른 선수가 이후 똑같이 p라는 위치에서 골키퍼와 1:1로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슈팅을 시도할 때 그 골이 들어갈 확률을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확률을 누적한다면 어떤 선수가, 어떤 팀이 몇 득점을 넣을 기회가 있었는지 추정할 수 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페널티 킥의 경우다. 페널티 킥은 상황이 항상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가장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xG의 값이다. EPL에서 2011/2012 시즌부터 2016/2017 시즌 동안 549개의 페널티 킥이 부여되었고 426개가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여기서 페널티킥이 들어갈 확률은 77.5%다. 따라서 페널티 킥의 xG 값은 0.775를 부여할 수 있다.

 

이 수치는 데이터 수집의 폭을 넓히면 변동된다. 가령 1992/1993 시즌부터 현재 진행 중인 2017/2018 시즌을 기준으로 하면 1958개의 페널티 킥 중 1643개가 득점으로 연결되었고 315개가 실패했다. 이 수치는 83.91%고, xG 값으로는 0.839이다. 한 선수가 시즌 중 10번의 페널티 킥을 찼다면 7~8개의 득점을 올려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9~10 득점을 올렸다면 매우 잘차는 선수가 된다. 이런 상황을 좀 더 확장해서 모든 위치에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 xG다.

 

우리가 xG를 활용하는 간단한 방법은 누적 xG 값과 실제 득점의 비교다. 누적 xG 값보다 득점이 많다면 좀 더 어려운 기회에서 골을 잘 넣고 있다는 것이며, 낮다면 쉬운 찬스를 날리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현재 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비교해보자. 바르셀로나는 지금 리그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고, 레알 마드리드는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11라운드 기준 바르셀로나는 30골, xG는 27.40이며 마드리드는 22골, xG는 29.26이다. 바르셀로나는 본인들이 만들어낸 기회를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하고 있는 반면에, 마드리드는 기회를 많이 만들지만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의 부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xG가 기본적으로 통계적 자료라는 것은 인지해야 한다. 통계적 자료에는 모든 상황을 가정할 수 없다. 가령 페널티킥을 찼는데 하필 상대 골키퍼가 야신이었다면? 반대로 오늘 데뷔한 초짜 골키퍼였다면? 똑같은 선수가 슈팅했다고 해도 다른 수치가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어디까지나 xG도 누적된 상황에서 대략적인 현재 팀이나 상황을 분석하는 자료의 하나로 봐야 한다. 아무리 많은 슈팅을 차는 선수도 한 시즌 천단위로 슈팅을 차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해도 하나의 자료로만 모든 걸 판단할 순 없다. 누적 xG가 높은 선수는, 자기 자신이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는 선수일 수도 있으며 반대로 팀에서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선수일 수도 있다. 하나의 자료로만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xG의 의미가 퇴색된다.

 

축구에도 점차 다양한 데이터가 분석되고, 축구를 즐기는 사람과 직업으로 삼는 사람에게 있어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xG로 시작되는 축구의 ‘빅데이터’ 분석은 야구에 세이버 매트리션이 있는 것처럼 다르게 즐기는 새로운 팬을 만들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