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국가대표팀

2연승보다 더 값진 소득을 얻은 대표 팀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콜롬비아전에 이어 2연승을 노렸던 한국 국가 대표 팀이 세르비아를 상대로 2연승보다 더 값진 소득을 얻었다.

 

대표 팀은 14일 울산 문수 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2연승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그것보다 더 값진 소득과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콜롬비아전에 이어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지난 경기와 비교하면 투톱과 수문장이 변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손흥민과 이근호 대신, 손흥민과 구자철이 호흡을 맞췄다. 또한 부상당한 김승규를 대신해 대구 FC의 수문장 조현우가 국가 대표 팀 데뷔전을 가졌다.

 

우선, 손흥민의 조력자 겸 연결 고리 역할을 해줘야 했던 구자철은 신태용에게 고민을 안겨줬다. 구자철은 지난 시즌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했는데, 주력과 역동성에 있어서 이근호보다 떨어졌다.

 

특히, 최전방의 손흥민에게 적시 적기의 패스를 주지 못했다. 결국, 손흥민은 볼을 받기 위해 아래로 내려오는 횟수가 잦아졌고 역습 상황시 상대 수비진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내줬다. 설사 침투에 성공해도 페널티 박스 안에 조력자인 구자철이나 동료들이 없었다.

 

상대의 역습에 대처하는 방식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일전에 역습에 능한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에게 뒤 공간을 내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었다. 그는 ‘역습의 요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간이 생기면 곧바로 매서운 역습을 끌어낼 수 있는 선수다. 특히, 넓은 시야와 뛰어난 패스를 바탕으로 한 높은 생산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대표 팀은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오히려 세르비아의 역습에 말려들었다. 밀린코비치-사비치는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패스로 수비진을 요리했다.

 

이때 수비진은 두 가지 문제점을 보였다. 첫 번째는, 미숙한 공간 분배다. 두 번째는, 제대로 공을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콜롬비아전에서 수비진은 4-4-2 포메이션을 통해 간격을 유지하며 짜임새 있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달랐다. 그들은 간결하면서도 빠른 역습을 통해 수비진에게 간격 유지와 공간 분배에 막대한 어려움을 안겨줬다.

 

밀린코비치-사비치의 날카로운 패스에 수비진은 공의 흐름보다 공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것은 아뎀 랴이치에게 실점하는 원인이 됐다.

 

여기에 상대의 크로스나 슛을 걷어내도 멀리 가지 않아 수차례 세컨드 볼 기회를 내줬다.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힘에서 밀렸다.

 

무엇보다 공격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전 기성용이 중심이 된 중원에서 몇 차례 뛰어난 패스로 기회를 잡는 장면이 나왔지만, 대부분의 공격은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측면 공격은 장신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는 세르비아를 상대로 효과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고의 소득은 데뷔전을 가진 조현우였다. 랴이치의 결정적인 프리킥을 선방하는 등 수차례 맞은 위기를 잘 극복했다. 패스로 세르비아 공격진의 압박을 피한 것과 빌드업을 주도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공격에서도 소득이 있었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최전방에서 공격진이 압박을 가하는 움직임이다. 지난달만 해도 대표 팀의 공격은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정해지지 않은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짜임새가 없었다.

 

그러나 이날 대표 팀의 압박은 달랐다. 상대 수비가 공을 잡으면, 공을 탈취하기 위해 여러 명의 선수가 약속된 움직임을 가져가며 상대를 지속해서 압박했다. 이런 움직임이 앞으로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대표 팀은 세르비아에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때로는 패배나 무승부가 승리보다 나을 때가 있다. 이번 2연전을 통해 대표 팀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무엇보다 큰 무대에 앞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물론, 소집이 자주 되지 않는 국가 대표 팀이라는 특성상 문제점들이 완전히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이번 2연전을 통해 본 대표 팀의 가능성은 절대 나쁘지 않다.

 

[사진 출처=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