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국가대표팀

결자해지 고요한, 악몽을 떨쳐내다

[풋볼 트라이브=서정호 기자] 고요한이 국가대표팀에 진 마음의 빚을 덜어냈다. 고요한이 11월 10일 20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친선 경기에서 콜롬비아의 에이스 하메스를 꽁꽁 묶으며 맹활약했다.

 

고요한은 콜롬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구성했다. 팬들을 의아하게 한 것은 고요한의 활용법이었다. 주 포지션인 우측 대신 중앙에 자리 잡았기 때문. 더군다나 이번 대표팀에도 수비수로 소집되었던 터였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된 후, 팬들의 불안은 환호로 바뀌어갔다. 고요한은 상대 팀 에이스 하메스를 집중 견제하라는 신태용 감독의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중앙선 밑에서 기성용과 함께 라인을 지키던 고요한은 하메스가 중앙선을 넘어서 진입하면 하메스에게 거머리 같이 달라붙었다. 거친 몸싸움과 적절한 파울의 적절한 조화였다. 고요한의 마킹에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하메스는 세트피스 기회에서 날카로운 킥을 2번 보여준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했다.

 

고요한은 2009년,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 후, 국가대표팀에도 종종 소집되던 고요한은 2012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고요한은 잔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지며 졸전을 펼쳤다. 대한민국은 결국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고, 고요한은 비판의 중심이 되었다.

 

한동안 국가대표팀과 인연이 없던 고요한은 2018 러시아월드컵 진출권이 달린 최종예선 9, 10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다.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와 달리 탄탄한 수비를 형성했기애 악몽을 지울 기회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결정적인 기회에서 아쉬운 판단을 하며 득점 기회를 날렸다. 경기는 그렇게 0:0으로 끝났고,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에 팬들은 아쉬움을 표현했고, 화풀이의 대상으로 고요한을 선택했다. 축구 팬들은 고요한의 SNS에 찾아가 악플을 달며 고요한을 비판했다.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을 정도였다.

 

중요한 두 번의 A매치에서 비난의 대상이 됐던 고요한은 이번 소집에서 마음의 빚을 풀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의 활약은 이를 돕는 데 충분했다. 대표팀에 새로운 옵션을 제공하며 신태용 감독의 선택지를 늘려준 것은 덤.

 

과연 남은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도 고요한이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좋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