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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찢은’ 콜롬비아 선수에 ‘눈 찌푸린’ 팬들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오늘 경기, 콜롬비아는 매너에서도 패배했다. 1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친선 경기에서, 콜롬비아의 공격수 에드윈 카르도나의 인종차별 동작이 논란이 되었다.

 

문제의 상황은 후반 17분경 벌어졌다. 한국 진영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통해 탈압박을 시도하던 상황, 왼쪽 풀백 김진수가 상대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충돌 직후 넘어졌다. 곧바로 먼저 일어난 하메스가 김진수를 강제로 일으키자 한국 주장 기성용이 분노하며 하메스에게 달려들었다. 얼굴을 가격당하지 않았던 하메스는 얼굴을 부여잡으며 넘어졌다. 주심은 재빨리 달려와 양 팀 선수를 가라앉히는 동작을 취했다.

 

그런데도 양 팀은 격앙된 상태로 마주했다. 앞서 후반 4분에 있었던 충돌 상황에 이은 두 번째 충돌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기성용이 카르도나를 향해 먼저 ‘V’자 포즈를 연거푸 취했다. 그러자 카르도나가 원숭이를 흉내 내며 눈을 가볍게 찢었다. 눈을 찢는 행동은 ‘Slit-eyed’라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동작인데, 그것이 중계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경기 직후 국내 네티즌들은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미 카르도나의 개인 SNS(인스타그램) 계정은 욕설 테러로 인해 비공개된 상태고, 일부 네티즌은 FIFA 홈페이지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경기 직후 콜롬비아 축구협회에 해당 상황에 관한 확인 요청을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카르도나는 11일 오전 “한국이나 특정 인종을 비하할 목적은 없었다. 내 행동으로 누군가 기분이 나빴거나 오해를 느꼈다면 미안하다”는 내용의 영상을 콜롬비아 축협을 통해 공개, 사태 진압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축구계 인종차별은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 2017 FIFA U-20 월드컵이 열렸던 당시에도 우루과이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인종차별 동작이 논란이 됐었다. 당시 친구를 위한 세리머니라며 변명했던 발베르데는 별다른 FIFA의 징계를 받지 않았다.

 

[사진 출처=에드윈 카르도나 개인 SNS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