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세리에A에서 부진하고 있는 AC 밀란이 경기 외적인 문제까지 겹치며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난여름에 선수 보강을 위해 2억 유로가 넘는 자본을 투자한 밀란은 현재 리그 11위를 기록하며 부진에 빠지고 있다.
리그에서 부진은 단 한 번의 실패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구단의 재정 문제는 밀란에 지속적인 실패를 안겨줄 수 있다. 얼마 전 밀란의 마르코 파소네 CEO는 “구단이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한다면 주축 선수를 매각해야 할 것”이라며 구단의 재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어제 폐막한 중국의 ‘제19회 당 대회’ 결과는 밀란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해 지금보다 더 많은 국외 자본을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반(反)부패와 부채 문제를 지금보다 더 강하게 규제한다고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밀란의 소유주인 용홍리처럼 외국 자본에 돈을 빌려서 해외에 투자하는 이들은 반부패 규제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용홍리가 엘리엇 펀드로부터 대출받아 구단의 운영 자금으로 활용했기 때문.
이 사실을 접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밀란 구단주는 23일 밀란의 지역 방송 ‘텔레롬바르디아’를 통해 “밀란은 약간의 재정 문제가 있다”며 “용홍리의 침묵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의 재정이 계속 악화하면 다가올 봄에 엘리엇 펀드에 인수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 실패 시 적자가 1억 유로 이상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구단의 재정 상태를 걱정했다.
설상가상 밀란은 최근에 아디다스로부터 유니폼 후원계약 조기 해지를 통보받았다. 아디다스가 리그당 1개의 팀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던 것도 있지만, 밀란의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업 효과가 떨어진 것이 컸다.
결국, 양측은 상호 계약 합의로 이번 시즌을 끝으로 후원계약을 조기 해지하기로 합의했다. 밀란은 어느 회사와 후원계약을 맺든 아디다스보다 작은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밀란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빈센초 몬텔라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왈테르 마차리와 조르제 제수스 등이 밀란의 차기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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