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K리그

‘감독님께 바치는 1승’ 부산의 1승은 단순한 1승이 아니다

[풋볼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지난 10일, 축구계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부산 아이파크 조진호 감독이 향년 4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는 것이다. 사인은 급성 심장마비. 이전 경기를 치른 지 불과 이틀만이었던 데다, 당일 정오에는 선수들과의 회의까지 앞두고 있었다고 했다. 축구계는 애도를 표했으며, 각 구단은 추모의 뜻을 구단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에 남겼다.

 

가장 충격이 컸던 것은 부산이 아니었을까. 하루아침에 자신들의 수장을 떠나보냈지만, 마냥 슬픔에 잠길 수만은 없었다. 아직 리그는 진행 중인 상황. 그런 만큼 부산에게 K리그 챌린지 34라운드 수원FC와의 원정 경기는 더욱더 비장하게 느껴졌을 테다. 양 팀 모두 경기 전 묵념의 시간을 가졌으며, 서포터들은 추모 걸개를 걸었다.

 

그렇게 치러진 경기, 후반 9분 부산의 주포 이정협 선수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서포터석으로 달려가 자신들의 수장이었던 조 감독의 걸개에 안기는 세리머니로 감동을 주었다. 무거운 마음을 갖고 필사적으로 달리며 얻어낸 득점이었기에 더 마음에 와닿았던 듯, 이정협 선수는 눈물을 훔쳤다.

 

결국 이 득점을 지켜낸 부산이 승점 3점을 획득하며 2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켰다. 수장을 잃었지만,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좋은 자세로 임했기 때문에 얻어낼 수 있었던 3점이었다.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이승엽 감독 대행 역시 이 점을 들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으며,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게 코치진들이 힘든 내색을 표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 점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감독대행은 친형 같았던 조진호 감독이 떠나서 힘들지만, 부산에서 오래 있고 싶다고 약속했던 바가 있으며 승격에 실패하더라도 후회 없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과연 이번 시즌 부산의 후회 없는 동행은 어디에서 끝날까. 조진호 감독의 영전에 클래식 승격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부산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진 출처=부산 아이파크 구단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