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지단의 새로운 ‘황태자’ 발베르데

전술적인 가치

 

발베르데의 이런 장점들은 팀에 많은 전술적 가치를 안겨다 줄 수 있다. 그동안 레알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 미드필더진인 토니 크로스와 카세미루, 모드리치 등으로 구성된 일명 ‘크카모 라인’의 성향이었다. 이들은 패스 플레이와 넓은 시야를 앞세워서 플레이하지만, 중앙 지향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정적인 플레이가 많아졌다.

 

특히, 레알은 오랫동안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플레이했기 때문에 중원과 공격진 사이의 거리가 멀었다. 여기에 현재 로스 블랑코스(레알의 애칭)의 선수들은 대부분 공을 소유해야 장점을 발휘하지만, 오프 더 볼 능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답답한 공격 상황에서 답답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단은 이스코를 프리롤로 기용하는 등 여러 차례 변화를 줬다. 하지만 이제 모드리치가 확실하게 노쇠하면서 기존 시스템의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시스템적인 변화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선수가 바로 발베르데다. 공격과 수비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발베르데의 위치 선정 능력이다. 공격 상황에서 발베르데는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진입하여 순간적인 수적인 우위를 점하게 만든다. 이때 발베르데는 곧잘 상대의 빈 곳을 찾아 움직인 이후 다른 선수들이 공격할 기회를 제공한다.

 

발베르데의 이런 움직임은 레알에 정말 필요했다. 발베르데가 기회를 얻기 전만 해도 로스 블랑코스의 공격 전개는 한없이 답답했다. 하지만 발베르데가 선발 출전한 이후 간결하면서도 지속적인 볼 흐름 덕분에 공격수들은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잡게 됐고 계속해서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 상황에서 발베르데의 장점은 공격 상황만큼 빛나지 않지만, 수적 우위를 점하게 함으로써 수비진을 안정감 있게 만든다. 현재 레알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이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세미루가 이번 시즌 절정의 활약을 보여주는 점도 있지만, 발베르데가 수적 우위를 점하거나, 일 대 일 수비를 통해 상대가 제대로 된 슈팅 기회를 잡게 해주지 못하는 점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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