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이탈리아와 밀라노의 의미
이탈리아는 그리스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상징적인 국가다. 이 두 국가는 유럽 문명의 뿌리다. 고대 그리스 ‧ 로마의 역사와 문화는 오늘날 유럽을 정의하게 됐다.
특히, 이탈리아는 역사적인 가치를 넘어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다. 서기 476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 유럽의 여러 국가가 이탈리아 반도를 차지하기 위해 다퉜다. 그리고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이탈리아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저지했다. 그만큼 이탈리아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가치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반도를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유럽의 주인을 상징했다.
프랑스의 ‘태양 왕’ 루이 14세가 막강한 권력을 쥐었음에도 그가 황제가 될 수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도 간단했다. 그가 황제가 될 수 있는 정통성은 물론이오, 이탈리아의 주인이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었던 프랑스 ‘제1제정’의 나폴레옹 1세는 이탈리아를 점령했을 뿐만 아니라 신성로마제국까지 멸망시켰다. 즉, 이탈리아의 주인은 곧 유럽의 주인이자 동시에 세계의 주인을 상징한다.
오늘날 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유럽 문화의 뿌리를 두고 있는 국가들인 만큼 여전히 상징적인 부분에서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이런 이탈리아와 경제적 협력 관계를 맺는다는 뜻은 외교적으로 중요한 일이냐 그렇지 않으냐의 여부를 떠나서 서양 문화와 동양 문화가 직접 접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