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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성골’ 요렌테, 카세미루의 자리를 위협하다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마르코스 요렌테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혈통을 가졌다.

 

요렌테의 증조부는 현재 레알의 명예 회장이자 유러피언 컵(현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총 여섯 차례의 우승을 차지한 프란시스코 헨토다. 헨토는 1950년대와 1960년대 활약했던 선수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와 페렌츠 푸스카스 등과 함께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요렌테의 외할아버지인 라몬 그로소는 1960년대 레알에서 활약했던 공격수였다. 그의 아버지 프란시스코 요렌테 역시 1980년대 레알에서 활약했던 선수였다.

 

요렌테 본인도 가족들의 전철을 밟아왔다. 2008년 레알의 유소년팀에 입단한 요렌테는 이후 차근차근 성장해나갔다. 그리고 2016/2017시즌에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로 임대를 떠나 성장을 거듭했다. 요렌테는 테오 에르난데스와 함께 당시 알라베스의 돌풍을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이후 가능성을 인정받아 레알로 돌아왔지만,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에서 크게 중용 받지 못했다. 이는 요렌테의 경쟁자로 카세미루가 버티고 있었던 까닭이다.

 

카세미루는 뛰어난 수비력이 강점인 수비형 미드필더다. 그의 포백 보호 능력은 세계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카세미루가 출전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레알 수비진은 매우 다르다. 이는 카세미루가 하프라인에서 상대의 역습 속도를 제어하면서 수비진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동시에 수비수들에게 일정한 공간을 배분하면서 포백 라인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공수에서의 균형과 중원에서의 안정감을 추구했던 지단 체제에서는 이런 카세미루의 장점들이 최우선시될 수밖에 없었다. 토니 크로스와 카세미루, 루카 모드리치로 구성됐던 ‘크카모’ 조합은 중원을 장악하면서 공을 배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수비력이 떨어져도 공격을 풀어나가고 꾸준하게 공을 배급하는 데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었기에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카세미루의 수비력이 필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지단 체제에서 요렌테의 입지는 한없이 좁아졌다. 이는 후임으로 부임했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FC 포르투 감독 시절 카세미루의 성장을 이끌었던 로페테기는 요렌테에게 출전 시간을 보장해줄 수 없었다. 그 결과 요렌테는 로페테기 체제에서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부임했을 당시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다수의 스페인 언론은 요렌테가 오는 겨울 이적 시장 때 레알을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하리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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