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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황당 사건들 ‘내 바지는 어디로 간 거야’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종종 축구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어떤 선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상대 선수를 가격하는가 하면, 또 다른 선수는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을 저지르곤 한다. 다른 팀 선수를 무는 경우도 있다.

 

상대 선수의 바지를 찢거나, 내리는 선수들도 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8강전에서 헝가리의 히데그구티가 브라질을 상대로 경기 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브라질의 수비수가 히데그쿠티의 바지를 찢었다. 이건 이날 경기에서 벌어지는 난투극의 도화선이 됐다.

 

후반전 때 헝가리가 페널티 킥으로 추가 골을 넣자 브라질 측 기자들과 축구협회 임원들이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다.

 

얼마 후 보지크 요제프가 니우통 산투스에게 파울을 범하자 두 선수는 충돌했다. 그 결과 모두 퇴장당했다. 그리고 얼마 후 로란트 줄러를 걷어찬 브라질의 움베르투 토치도 필드 밖을 나갔다.

 

경기 종료가 가까워질수록 두 팀의 반칙은 심해졌다. 총 42회의 프리킥과 두 번의 페널티 킥이 나왔으며, 선수들에게 네 장의 옐로카드와 세 장의 레드카드가 나왔다.

 

경기 종료 이후에도 양 팀 간의 싸움은 계속됐다. 경기장 밖을 빠져나오던 핀헤이류가 헝가리 관중석 쪽에서 날아온 병에 맞아 쓰러지자 브라질 선수단이 헝가리 선수단의 라커룸에 난입해 난투극을 벌였다.

 

이 경기의 주심을 본 아서 에드워드 엘리스 심판은 “내가 주관한 경기 중 가장 이색적이었다. 그들이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신념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동물처럼 행동했다. 수치스럽다. 끔찍한 경기였다. 오늘의 우중충한 날씨가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어 퇴장을 유발해 경기를 망쳤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6년에는 AS 로마의 공격수 에딘 제코가 황당한 반칙을 범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전에서 그리스와 맞붙은 보스니아는 전반 32분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주도권을 잡은 뒤 그리스의 역습을 막아내는 데 주력했다.

 

그러던 후반 36분 넘어진 제코가 시간 지연을 위해 공을 안고 놔주지 않았다. 이에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토포울로스가 공을 달라고 실랑이를 벌이자 그의 바지를 내렸다.

 

이 사건으로 양 팀 선수들은 충돌했고 두 선수 모두 퇴장당했다. 보스니아는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을 내주며 1:1로 비겼고 끝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