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22년 전, 벵거의 아스널 데뷔전은 에메리와 무엇이 달랐나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우나이 에메리 아스널 FC 감독의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은 패배로 끝났다.

 

13일 (한국 시간) 자신들의 홈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8/2019시즌 개막전을 치렀던 아스널은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에 0:2로 졌다.

 

아스널이 패하자 “에메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나 “외질은 에메리 축구에 맞지 않는다”와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에메리의 전술적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20년 이상 아스널을 맡았던 아르센 벵거 전임 감독의 거너스 데뷔전은 어땠을까.

 

벵거는 1996년 10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포병 군단의 사령탑에 올랐다. 아스널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었다. 그렇지만 당시 무명 감독에 가까웠다. 1978년에 RC 스트라스부르에서 2군 선수 겸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AS 낭시와 AS 모나코 같은 프랑스 팀을 맡았다. 그러다가 1995년에 J리그의 나고야 그램퍼스 사령탑을 이끌었다.

 

이처럼 벵거는 인지도가 적은 팀을 맡아왔기에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몰랐다. 잉글랜드의 언론들마저 ‘아르센이 누구야?’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감독은 “일본에서 온 사람이 잉글랜드 축구계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 벵거가 잉글랜드에 온 걸 환영한다”며 벵거를 도발했다.

 

그렇게 벵거는 12일 블랙번 로버스 원정에서 자신의 축구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날 아스널은 데이비드 시먼과 토니 아담스, 마틴 키언, 파트리크 비에라, 이안 라이트 등을 앞세우며 경기에 임했다. 당시 벵거는 지금과 달리 안경을 끼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발 출전한 아스널의 공격수 라이트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블랙번은 동점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지만, 번번이 시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오히려 추가 골의 주인공은 아스널이었다. 후반 6분 라이트가 넘어지면서 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벵거의 2:0으로 승리로 끝났다.

 

이후 벵거는 선수들의 생활 습관과 식단 체계 등 기본적인 것들을 바꿔나갔다. 또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도입해 팀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아스널과의 첫 시즌에서 리그 3위라는 성적을 안겨줬다. 비록 맨유에 밀려 리그 우승을 놓쳤지만, 리그 5위였던 1995/1996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