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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은퇴한 외질, 축구계 이민자 출신 선수 차별 사례는?

‘백인들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한 프랑스는 1993년 미국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불가리아에 패해 탈락했다. 제라르 울리에 감독의 뒤를 이어 레블뢰 군단의 지휘봉을 잡은 에메 자케 감독은 아프리카계 이민자 출신 선수인 지네딘 지단과 릴리앙 튀랑, 티에리 앙리 같은 흑인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인 장 마리 르 펜과 그가 이끌었던 ‘국민 전선’은 자케와 대표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자국에서 개최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프랑스 대표팀은 흑인과 아랍계가 주도한다”면서 “프랑스는 백인들이 이끌어야만 한다”며 비(非)백인 선수들을 대표팀에서 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케는 “프랑스 백인 우월주의 대표팀을 따로 만들어 당신이 감독을 해보라”며 응수했다. 그리고 대표팀을 이끌고 자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특히, 르 펜이 비판한 흑인인 튀랑은 4강전에서 2골을, 아랍계인 지단은 결승전에서 2골을 넣으며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민자 출신들로 구성된 대표팀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02년 4월 대선에 출마한 르 펜은 “지단이냐 르 펜이냐 결정해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에 지단은 “나는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프랑스의 가치를 오염시키는 르 펜과 그 당에 투표하는 일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르 펜에게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단처럼 이민자계 축구 선수인 마르셀 드사이와 로베르 피레 역시 지단을 지지했다.

 

이 사실을 접한 국민 전선과 르 펜은 선수들을 비판했고 “지단은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축구나 계속하라”고 빈정거렸다. 하지만 르 펜은 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자크 시라크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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