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FIFA 월드컵

12년 전 오늘, 지단이 전 세계에 마지막을 알리다

위기에 처한 프랑스

 

프랑스는 지단을 비롯해 티에리 앙리와 릴리앙 튀랑, 파비앵 바르테즈, 디디에 데샹 등 황금 세대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에서 우승했다. ‘아트 사커’는 자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누렸다. 특히, 지단은 프랑스 축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세월을 피할 수는 없었다. 유로 2000을 기점으로 레블뢰 군단은 황금 세대 선수들과 하나둘씩 작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조별 리그 최하위로 탈락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유로 2004에서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우승팀인 그리스에 패했다. 이 대회를 끝으로 지단을 비롯한 일부 황금 세대는 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라운드의 사령관을 잃은 프랑스는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결국, 지단은 대표팀에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에 진출했지만, 프랑스의 우승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프랑스는 선수들이 가진 네임벨류 자체는 화려했지만, 이들 대부분이 30대 초중반으로 베테랑 선수들이었다. 실제로 당시 대표팀에서 가장 어렸던 선수는 23살의 프랑크 리베리였다. 말 그대로 레블뢰 군단은 ‘한물간 노장 선수들의 모임’이나 다름없었다.

설상가상 이들을 지휘했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메이저 대회 경험이 없었다. 청소년 대표팀을 지휘했던 경력이 전부였다. 또한,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점성술사였다. 도메네크는 로베르 피레의 별자리가 전갈자리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좋지 않은 운을 줄 것이라고 말하며 그를 월드컵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프랑스는 대한민국과 스위스, 토고와 같은 조에 배정됐지만,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스위스전에서는 지단과 튀랑 등이 경기 도중 언쟁을 벌였을 정도였다. 1승 2무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했지만, 프랑스는 하나의 팀과 거리가 멀었다.

페이지 2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