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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패배에도 빛났던 ‘세르비아산 고공 폭격기’ 미트로비치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는 세르비아 대표팀의 마지막 퍼즐과도 같은 곳이었다. 비록 세르비아는 이번 경기에서 졌지만, 퍼즐을 맞추는 데는 성공했다.

 

한국 시각으로 23일 새벽 3시, 칼리닌그라드 주의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가 펼쳐졌다. 세르비아와 스위스의 맞대결에서 스위스가 후반 추가시간 세르단 샤키리의 극적인 역전골로 승리했다. 스위스는 1승 1무로 조 2위로 올라섰고, 세르비아는 조 3위로 밀려났다.

 

이번 경기 세르비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팀의 스트라이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였다. 미트로비치는 자신의 장점인 공중볼 장악 능력을 발휘해 스위스의 수비진을 곤혹스럽게 했다. 전반 5분 만에 헤딩 선제골을 득점한 미트로비치는 이번 경기에서 무려 8차례의 공중볼을 따냈다. 두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스위스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파비안 셰어와 마누엘 아칸지는 각각 188cm, 187cm로 괜찮은 신체 능력을 보유했다. 미트로비치 역시 189cm로 두 선수와 비슷했다. 하지만 셰어와 아칸지는 미트로비치의 위치 선정과 점프력을 쉽게 당해내지 못했다. 두 선수는 전반전에 미트로비치를 겨냥한 세르비아의 크로스 공격을 힘겹게 막아냈다.

 

결국, 미트로비치를 막기 위해 스위스는 파울을 불사하고 더 강하게 수비했다. 아예 점프를 뛰지 못하게 가슴팍에 밀착하는 등 거친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스위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미트로비치는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항의하다 경고까지 받으며 전반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이번 경기를 중계한 MBC의 박찬우 해설위원은 “미트로비치가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스위스의 수비가 꽤나 위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엄격한 성향의 주심이었다면, 오히려 페널티 킥이 선언될 수도 있었다.

 

그만큼 미트로비치가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미트로비치는 1993년생의 젊은 스트라이커로, 세르비아의 기대주다. 다만 지금까지 아쉬운 골 결정력과 덜 성숙한 모습으로 인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오늘 미트로비치는 세르비아가 원하는,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이상적인 모습을 훌륭하게 보여줬다.

 

세르비아는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조건 승점을 따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브라질이 강력한 우승 후보인 만큼, 세르비아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트로비치가 이번 경기처럼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브라질이 생각보다는 위협적이지 않았던 점도 있으니, 마냥 세르비아에 불리한 싸움은 아니다.

 

세르비아와 브라질의 E조 마지막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28일 새벽 3시,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시작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