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2003년 월스트리트의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루이스는 ‘머니볼’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곧바로 스포츠계에 큰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선수단 연봉으로 매년 2억 달러(한화 약 2,140억 원)가 넘는 큰돈을 투자하는 뉴욕 양키스 같은 구단들을 상대로 가난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이유를 밝혔기 때문이다.
오클랜드의 단장이었던 ‘빌리 빈’은 구단이 보유한 선수 중 가치가 가장 큰 선수가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 주저 없이 트레이드했다. 그 대가로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들을 받아왔다. 또한, 사람들이 한물갔다고 평가했던 베테랑 선수들을 헐값에 영입해 팀을 꾸렸다. 오클랜드는 이런 운영 방식으로 많은 경기를 이겼다.
이런 오클랜드의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지만, 뛰어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 개척’ 혹은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기본 원리는 많은 종목에 영향을 미쳤다. 새롭게 주목받은 시장이 바로 ‘유망주’였다. 유망주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나이가 어리기에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스포츠에 자본주의 색깔이 강해지자 머니볼의 기본 원리는 완전히 자리 잡았다. 언제부터인가 다수의 구단이 유망주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는 양키스 같은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축구도 똑같았다. FC 바르셀로나가 자신들의 유소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거대한 성공을 거두자 토트넘 홋스퍼 FC처럼 재정적인 한계가 있는 구단들은 유망주 중심 정책을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처럼 경제적으로 풍족한 구단도 최근 들어 유망주 영입에 적극적이게 됐다. 급기야는 만 16살이었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영입에 4500만 유로(약 592억 원)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당연히 유망주들에 대해 기대감도 커졌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유망주들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이브 돔브로스키 현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은 “만약 당신이 계속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로 선수를 뽑게 된다면 다른 팀보다 더 많은 성공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렇다면 이렇게 자문해야만 한다. 왜 못 했을까? 우리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라며 유망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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