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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특집]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 아스널 편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사람은 좋아하는 대상에게 여러 차례 관심을 표하는 법이다.

축구도 마찬가지. 구단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이적을 추진한다. 기자 회견을 통해 공개적인 관심을 밝히거나 비밀리에 접촉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특정 팀 이적에 근접했거나 매번 이적설에 시달리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풋볼 트라이브 한국 에디션이 화이트데이 특집으로 구단과 ‘썸’을 탔던 선수들 특집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아스널 FC의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선수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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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르드 피케

아스널은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엑토르 베예린처럼 FC 바르셀로나 유소년 선수 출신들을 영입해 많은 재미를 봤다. 그만큼 바르사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그중에는 피케도 있다.

벵거는 파브레가스와 함께 바르사 유소년 팀에서 활약했던 피케의 활약을 주시했다. 심지어 피케는 아스널과 계약을 맺기 위해 런던까지 날아왔다. 그러나 아스널은 최종적으로 피케와 계약을 체결하는 데 실패했다. 피케가 선택한 팀은 벵거의 라이벌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였다.

하지만 피케는 맨유에서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 같은 뛰어난 수비수들과의 주전 경쟁에 밀려 바르사로 복귀를 결정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했다.

야야 투레

아스널은 콜로 투레의 동생이자 2003년 KSK 베베렌 소속이었던 야야 투레의 영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투레를 손에 넣은 것은 FC 메탈루흐 도네츠크였다. 아스널이 투레의 영입 경쟁에서 패했던 이유는 어이없게도 선수가 여권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

아스널과 계약이 무산된 투레는 메탈루흐를 거쳐 올림피아코스 FC와 AS 모나코, 바르사, 맨체스터 시티 FC 같은 팀에서 뛰었다. 특히, 맨시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축구에 ‘만약’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만약 투레가 아스널에서 뛰었다면 아스널의 중원은 더 강해졌을지도 모른다.

디디에 드로그바

벵거는 드로그바가 르망 UC 72에서 뛰고 있었을 때부터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벵거는 또 다른 좋은 선수가 있을 거로 생각해 드로그바의 영입을 포기했다.

이후 드로그바는 앙나방 갱강과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를 거쳐 첼시 FC로 이적했다. 그리고 첼시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특히, 아스널을 상대로 15경기에 출전해 13득점 4도움을 기록했고 10승 4무 1패를 경험했다. 말 그대로 아스널의 ‘저승사자’였던 셈.

드로그바를 앞세운 첼시는 프리미어 리그와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얼마 전 피닉스 라이징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제이미 바디

2015/2016시즌 때 레스터 시티 FC의 우승을 이끌었던 바디는 이후 수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는 아스널도 있었다. 아스널은 바디의 영입을 위해 레스터에 바디의 바이아웃 금액인 2,000만 파운드(한화 약 298억 원)를 제안했다. 이적은 빠르게 진행됐다. 머잖아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러 런던으로 향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바디는 아스널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바디는 유로 2016이 치러지는 동안 고심 끝에 잔류를 결정하게 됐다. 벵거 역시 바디의 레스터 잔류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결국, 바디는 2020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이후 바디는 “내가 있고 싶은 곳은 레스터”였다며 아스널의 이적을 거절하고 레스터와 재계약을 체결한 이유를 밝혔다.

킬리안 음바페

과거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벵거 역시 음바페를 아스널로 데려오고자 했다.

벵거는 “음바페의 재능과 잠재력은 티에리 앙리의 신인 시절과 비슷하다”며 음바페가 앙리처럼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고 그를 원한다고 말했다.

벵거는 음바페를 영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레알과 파리 생제르맹 FC 같은 구단이 뛰어들면서 이적료가 너무 비싸졌고 선수 본인이 최종적으로 파리를 선택했다. 음바페는 파리 이적 이후 “벵거는 좋은 사람이자 어린 선수를 키워낼 줄 아는 지도자”라며 벵거와 만난 사실을 인정했지만, 최종적으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즐라탄은 16살 때 아스널로 이적하기 위해 구단의 훈련장을 방문했고 벵거를 만났다. 등 번호 9번 유니폼을 받을 정도로 입단이 성사될 뻔했다. 그러나 벵거는 이때까지 즐라탄의 플레이를 직접 보지 못했기에 즐라탄에게 입단 테스트를 받아보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이에 실망한 즐라탄은 아스널 대신 AFC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계약을 맺었다.

이후 즐라탄은 아약스에서 성장을 거듭했고 유벤투스 FC와 FC 인터 밀란 같은 세리에A의 명문 구단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FC 바르셀로나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AC 밀란과 파리 생제르맹 FC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로 이적한 즐라탄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MLS 이적이 유력하다. 머잖아 현역 생활을 마무리 지을 듯하다.

곤살로 이과인

아스널은 2013년에 레알 소속이었던 이과인을 영입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10번째 챔스 우승이 급했던 레알은 챔스에서 강한 카림 벤제마를 남기는 대신 챔스에서 약했던 이과인 매각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선수 영입에 투자하고자 했다.

이에 벵거가 이과인 영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벵거는 레알이 요구했던 3,000만 유로(한화 약 395억 원)의 이적료를 모두 지급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더 깎으려고 했다.

때마침 SSC 나폴리가 에딘손 카바니를 판매했고 대체자로 이과인을 원했다. 나폴리는 레알에 4,000만 유로(한화 약 526억 원)의 이적료를 주고 이과인을 영입했다.

루이스 수아레스

아스널은 리버풀 FC 소속이었던 수아레스를 영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언론과 타팀 팬들을 비롯해 많은 이의 비웃음을 샀다. 당시 수아레스는 4,000만 파운드(한화 약 597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스널은 1파운드(한화 약 1500원)을 더 해 4,000만 1파운드를 제시했다.

이에 리버풀은 아스널에 4,000만 파운드 이상의 제의가 들어오면 선수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을 뿐 해당 금액이 바이아웃 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스널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수아레스는 2013/2014시즌 때 31득점 21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달성했다. 이듬해 리버풀을 떠나 바르사로 이적했다.

카림 벤제마

프랑스 사람인 벵거는 앙리와 로랑 코시엘니, 올리비에 지루 같은 프랑스 선수를 많이 영입했다. 그만큼 프랑스 선수 영입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중에는 벤제마도 있었다.

벵거는 이과인 영입에 실패하자 벤제마의 영입을 시도했다. 때마침 레알은 리버풀의 수아레스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벤제마가 2013/2014시즌 때 맹활약을 펼치자 구단은 재계약을 선택했다.

이후 벤제마는 심심찮게 아스널 이적에 연결됐지만, 매번 아스널 이적이 아닌 잔류를 선택했다. 그리고 2015년 마티유 발부에나 섹스 비디오 스캔들이 터져 자기 자신과 구단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호날두는 2003년 아스널의 훈련장을 방문했다. 당시 호날두는 벵거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고 아스널 역시 호날두의 영입을 원했다. 호날두의 소속 팀인 스포르팅 리스본은 선수의 이적료로 1,225만 파운드(한화 약 183억 원)를 요구했지만, 벵거는 그 돈을 모두 지급할 생각이 없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호날두는 맨유로 이적했다. 이후 맨유에서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고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까지 받았다. 레알에서는 챔스 우승 3회와 4번의 발롱도르를 추가했다.

물론, 당시 아스널은 호날두 영입에 실패했다고 아쉬워할 것이 없었다. 앙리와 프레드리크 융베리 등이 중심이 된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

리오넬 메시

벵거는 파브레가스와 피케와 등과 함께 바르사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던 메시의 활약에 매혹됐다. 아스널은 메시가 바르사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영입을 제안한 구단이었다. 그러나 메시의 가족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하지 못했다.

결국, 메시의 영입은 무산됐다. 이후 바르사 1군에 데뷔한 메시는 성장을 거듭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그리고 호날두와 함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참고로 메시는 챔스에서 아스널을 총 6번 만났는데, 9득점 2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세웠다. 아스널은 메시의 바르사에 1승 1무 4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