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팀 내 득점 2위, 풀타임 출전은 7경기뿐.. 손흥민, ‘멀티골’로 시위하다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역시 손흥민이었다. 최근 잠잠했던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2경기 연속 멀티골로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했다.

 

한국 시각으로 3일 자정,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7/18 프리미어리그 시즌 29라운드, 토트넘과 허더즈필드 타운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이 팀의 2골을 모두 득점하며 2:0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특히, 두 골 모두 자신의 장기를 살린 득점이라 더욱 호쾌했다. 델레 알리와 해리 케인의 넓은 시야도 돋보였지만, 손흥민의 공간 침투 능력과 빠른 주력이 빛났던 득점 장면이었다.

 

사실 이번 리그 득점이 반가운 이유는, 다소 불안했던 주전 자리를 완전히 보장받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손흥민은 선발 출전 기회를 에릭 라멜라, 루카스 모우라, 무사 시소코 등의 경쟁자들에 비해 잘 보장받고 있긴 하다. 하지만 손흥민의 득점 기록을 고려했을 때, 손흥민에게만 출전 시간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토트넘 선수들의 리그 출전 시간을 살펴보면, 우선 수비진의 핵심 얀 베르통헨과 골키퍼 위고 요리스, 3선과 수비를 오갈 수 있는 에릭 다이어, 거의 유일한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 그리고 델레 알리까지가 2,000분이 넘는 출전 시간을 기록한 선수들이다. 이 다섯 명의 선수는 2,400분가량을 뛰면서 거의 매 경기를 풀타임 출전했다.

 

그렇다면 손흥민의 출전시간은? 1,785분으로 팀 내 9위다. 21경기를 선발 출전했고, 7경기는 교체로 경기장에 투입됐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21경기 중 풀타임을 소화한 시간은 단 7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득점 2위, 도움 공동 4위, 공격포인트 공동 2위의 선수다. 팀의 공격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선수가 풀타임 출전 비율이 꽤 낮았다.

 

그랬던 손흥민은 이번 라운드를 통해 자신이 어느 정도 위상의 선수인지를 다시 확인받을 수 있는 활약을 펼쳤다. 다만 어김없이 이번 경기도 중간에 교체되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나흘 뒤 유벤투스와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있다. 손흥민을 중요한 경기에서 쓰기 위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체력 안배로 이해할 수 있다.

 

출전 시간에 대한 문제는 지난 시즌부터 계속해서 제기됐던 비판이다. 이번 시즌에도 이런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보란 듯이 득점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번 경기를 기점으로, 포체티노 감독도 손흥민의 ‘풀타임’을 보장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