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분데스리가

[단독 인터뷰] 분데스리가 APAC 담당자, 케빈 심과 독일 축구의 국제화를 말하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무실

[풋볼 트라이브 체사레 폴렌기 총편집장] 편집 정미현 에디터=싱가포르 시내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덕스톤 힐이란 곳이 나온다. 새로 단장한 중국 느낌의 다채로운 상점들을 지나면 분데스리가 인터네셔널의 아시아 지역 사무실이 나오는데, 나는 그곳에서 케빈 심을 만났다.

아시아와 유럽, 양 대륙에서 일했던 케빈은 진실로 "두 세상의 사나이"였다. 케빈은 분데스리가 인터네셔널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자로서의 모험에서 얻은 기쁨과 겪고 있는 난관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했다. 

"분데스리가는 유럽 탑 리그로서는 최초로 유럽 밖에 지사를 두었습니다. 바로 이곳, 싱가포르에서 말이죠. 2012년의 일입니다. 10월에는 미국 지사가 생겼구요. 중국 지사 역시 준비 중입니다."

"처음에는 중계권의 상업화에 집중했죠. 하지만 작년부터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분데스리가 인터네셔널이 되는 쪽으로 말이죠. 현재는 이 국제 시장을 훨씬 전과는 매우 다르게, 종합적으로 접근하려 하고 있어요."

"현재는 아시아의 팬들을 위해 리그와 클럽의 국제화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이곳 싱가포르에서 분데스리가를 삶의 일부로 끌어들이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어요."

아시아 팬 커뮤니티

축구의 국제화에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었던 만큼, 케빈에게 독일와 아시아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또 지역의 잠재력은 어떤지에 대해 좀 더 물어보기로 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축구에 대한 관심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국가에서 최고의 스포츠로 손꼽히고 있죠. 아직 축구의 인기가 시들한 지역에서조차 흥미는 분명 있거든요. 대부분의 상상력을 사로잡기 때문이죠."

"우리의 만트라(만트라: 기도나 명상 때 외는 주문/역주)는 '축구를 그래야 하는 그대로의 모습으로'입니다. 분데스리가는 기본적으로 팬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팬들에게 소유되어 있어요. 축구는 누구에게나 쉽게 접근 가능해야 합니다. 그래서 티켓이 저렴해요. 그렇다 보니 경기장은 모든 성별과 나이의 팬들로 가득 차 있죠. 이 철학을 국제적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축구를 인생의 일부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자는 계획이죠."

“또 하나의 임무는 구단들이 더 많은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기는 독일에서 치러지고 있기에, 차선은 이곳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의 전설들을 아시아로 초대하거나, 분데스리가 트로피를 이곳 싱가포르에 가져오거나 하고 있습니다. 시작일 뿐이에요. 팬들이 분데스리가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곳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디지털 미디어와 네트워크가 무척이나 중요하죠. 그래서 모바일 플랫폼에서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현지화

대화는 문화의 다양성 쪽으로 흘러갔다. 케빈은 아시아에서 분데스리가가 꽃필 수 있도록 어떤 일을 해왔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당연히 차이가 있죠. 분데스리가는 독일 리그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독일어로 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팬들을 위해 재미있는 내용은 소셜 미디어에 해시태그 #pundesliga (pun: 말장난/역주)를 사용해 전달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서는 현지의 언어로, 현지의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하겠죠. 이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리그는 물론이거니와 많은 구단이 여러 가지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 현지화하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난관은 있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시아가 단일 대륙이라도 되는 줄 알고 있어요. 인도를 볼까요. 하나의 나라인데도 여러 가지 배경과 언어, 문화로 이루어져 있죠.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지역 회사와 연계하고 있어요. 문화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말이죠."

"현지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도 그 예시 중 하나죠. 저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자로서는 최초로 독일어를 못 합니다. '아시아의 기호'에 맞춰 더 많은 현지 팬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핵심은 그 어느 리그도 분데스리가만큼 많은 수의 아시아 출신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거나, 분데스리가에서 기량을 발전시킨 후 다른 곳으로 넘어간 일본인이나 한국인 선수들이 많죠."

분데스리가 내 아시아 선수들의 성공

이어 케빈은 아시아와 독일이 공유하는 가치에 관해 설명했다.

"분데스리가와 아시아는 여러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선수들이 분데스리가에서 특히 성공하는 것도 그 때문이 크죠. 독일에서의 축구는 개인보다 팀 중심적입니다. 아시아에서처럼 말이죠. 아시아 선수들과 아시아인들은 보통 헌신적이고 근면합니다. 독일에서 대접받는 특성이죠."

"그래서 분데스리가는 선수 육성에 집중합니다. 영입이 더 쉽긴 하겠지만, 독일은 그렇게 하지 않아요. 축구, 구단, 리그, 전부 다 유기적으로 발전해야죠. 분데스리가에서 성장 중인 아시아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데스리가는 2002년부터 프로그램이나 아카데미 등 인프라에 14억 달러(약 1조 6천억 원)를 투자했어요. 독일에 어린 나이에 온 선수들은 훌륭한 육성 시스템을 통해 매우 높은 수준의 축구를 할 기회를 얻게 되죠. 손흥민을 보세요. 독일에 16살에 와서는 어마어마한 명성과 함께 떠났습니다."

진실로 국제적인 리그

아시아에서 독일 축구의 잠재력을 믿게 된 나는, 어떤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몇 가지 힌트를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에게는 전설 네트워크가 있죠. 전 세계에 있는 우리 분데스리가 전설들을 위한 네트워크입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국한하자면 중국과 일본, 한국이 있죠."

"이 삼국은 분데스리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죠. 오쿠데라 야스히코나 차범근은 1970년대에 독일로 왔습니다. 더 최근으로 보자면 장위닝이 있죠. 차세대 일본인 선수들도 있어요. 하세베 마코토가 좋은 예시죠. 지난 10년 동안 분데스리가에 자리 잡으며 다른 아시아 선수들을 위해 길을 닦았죠."

"리그마다 각각의 철학과 문화, 매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바로 축구입니다. 재정적으로도 문제없죠. 1부와 2부 리그에 속한 36개 구단 중 34개의 구단이 이익을 내고 있어요."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예시입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빚을 내지 않고도 해냈죠. 축구는 이래야 합니다. 이것이 그래야 하는 그대로의 축구죠. 축구는 팬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그렇기에 경기장이 항상 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화를 아시아로, 그리고 국제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