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세리에 A

중국 자본이 유럽 축구 시장에서 철수하는 세 가지 이유

AC 밀란의 구단주인 용홍리는 해외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두 번째, 중국과 해외 언론의 부정적인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다수의 중국 언론은 인테르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던 쑤닝의 행보를 비판했다. 처음에 쑤닝은 언론의 보도에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여론이 개선되지 않자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사실상 인테르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밀란도 마찬가지. 밀란은 ‘뉴욕 타임스’와 ‘코리에레 델라 세라’ 같은 외국 언론으로부터 비판받았다. 밀란의 소유주인 용홍리에 의문을 표한 외신들은 용홍리를 철저하게 조사했고 그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현재 용홍리는 파산설까지 제기될 정도로 신뢰를 잃어버렸다.

 

부정적인 여론은 자본가들에게 민감하다. 정부가 이를 빌미로 자신들을 압박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 자본가들은 다른 나라의 자본가만큼 인내심을 가지기 어렵다.

 

마지막 세 번째, 투자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사업은 투자 대비 이득을 봐야만 한다는 기본 원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윤을 내지 못하면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고 끝내 손을 떼고 만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인테르와 밀란은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썼지만,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를 인수하려고 했던 완다의 왕젠린 회장은 “축구가 돈을 벌어주지 않는다”면서 일찌감치 투자를 포기했다.

 

물론, 오늘날 유럽 축구 시장에서 중국 자본가들이 투자한 금액 자체는 파리 생제르맹 FC와 맨체스터 시티 FC 같은 중동 자본 구단들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치다. 그러나 중국 자본은 앞서 언급한 이유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않으면 투자를 지속하기 어렵다.

 

결정적으로 중국 자본가들은 유럽 축구 시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중국에 있기에 언론과 팬들이 구단의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구단의 내부 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기 어려운 까닭이다. 쑤닝의 후계자인 스티븐 장처럼 구단을 위해 현지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최근 중국 자본의 움직임만을 놓고 이들이 유럽 축구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결론짓기는 이르다. 시진핑의 장기 집권 여부와 월드컵 개최를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할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

 

그러나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유럽 축구 시장에 유입된 중국 자본은 파도에 떠밀려 온 모래알처럼 빠르게 들어왔다가 나가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중국 자본의 행보는 유럽 축구의 호황기가 끝나가는 것을 미리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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