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공식 기소했다.
기소 원인은 다름 아닌 과르디올라의 복장이었다. 지난 11월 말 처음 ‘노란 리본’을 달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과르디올라는 이후 수시로 노란 리본을 달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문제가 된 것은 이 노란 리본이 바로 ‘정치적 의미’를 함의했다는 점이다. 노란 리본은 과르디올라의 고향, 카탈루냐 지역 독립운동 인사들의 자유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탈루냐가 자치 정부를 출범했으나 스페인 정부가 강력히 대응하며 이들을 해산시켰고, 자치 정부 인사들은 벨기에로 망명했다. 망명하지 못한 독립 운동가들은 감옥에 갇혔다.
과르디올라는 이런 상황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했다. “피해를 끼치지 않은 11인이 투표를 요구했다고 감옥에 갇힌 사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투표장에 가서 투표 의사를 행사하려 했을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투표다”라며 독립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의견을 공식 석상에서 밝혔다.
특히 지난 10월, ‘2017/18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SSC 나폴리를 상대로 승리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승리를 카탈루냐 독립 정부에 바친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큰 화제를 모았다. 이런 과르디올라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두고 영국 축구계에서도 엄청난 찬반이 갈렸다. 의사를 존중한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스포츠를 정치의 장으로 여긴다는 등의 비판도 적지 않았다.
징계를 불사하고 노란 리본을 계속 달겠다던 과르디올라는 결국 FA의 공식 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FA는 한국 시각으로 3월 5일 자정까지 과르디올라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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