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리그앙

데샹, 지단에게 미래 위협받나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디디에 데샹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의 미래로 강한 압박을 느낄 듯하다.

 

두 감독 모두 선수 시절 유벤투스 FC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이자 프랑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사이다. 하지만 둘 중 하나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지단이 레알 감독직에 지쳤다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단의 차기 행선지는 예전부터 거론됐던 프랑스 대표팀 감독직이 유력해 보인다.

 

이미 지단은 레알 감독으로 코파 델 레이를 제외한 모든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상 감독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우승은 모두 얻었다. 이제 남은 것은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십 같은 메이저 대회다.

 

만약 지단이 감독으로서 두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축구 역사상 최초로 선수와 감독에 걸쳐 모든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인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지단이 대표팀 감독직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정적으로 선수 시절 지단의 마지막은 깔끔하지 못했다. 12년 전 독일 월드컵 결승전 때 마르코 마테라치와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퇴장당한 것은 지단은 물론, 프랑스 국민들 모두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단은 그때의 미련을 씻기를 원할 것이다.

 

프랑스 축구 협회 역시 지단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지단은 프랑스 축구의 영웅이자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 특히, 노엘 르 그라 협회장은 지단에게 직접 조언을 해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인 데샹만큼은 지단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표팀과 2020년까지 계약이 체결됐지만, 감독직은 계약 기간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

 

물론, 데샹이 지난 6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거둔 성과가 결코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유로 2012로 어수선했던 상황을 빠르게 정비하는 데 성공했고 자국에서 개최된 유로 2016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못 해 아쉬울 뿐 데샹이 감독으로서 거둔 성과 자체는 훌륭했다.

 

하지만 데샹은 대표팀을 이끄는 내내 카림 벤제마와 마티유 발부에나 사건을 비롯해 경기 내외적 문제점을 경험했고 논란에 시달렸다. 여기에 보수적인 선수 기용과 전술적 변화가 미미하다며 프랑스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즉, 축구 협회가 데샹을 경질할 사유 자체는 충분한 셈.

 

물론, 데샹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2020년까지 계약 기간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협회라도 우승한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러나 실패하면 협회에 경질 명분을 내주고 만다. 즉, 데샹은 이번 월드컵 때 반드시 우승해야만 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