➃무리뉴는 변하지 않는다
포르투를 이끌고 챔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무리뉴의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그는 외부의 절대적인 적을 만든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결집력을 강화한다. 첼시 시절 때 아스날과 맨유가 그 대상이었고, 인터 밀란 시절 때 AC 밀란과 AS 로마 같은 팀들이 표적이었다. 레알에서는 숙명의 라이벌인 바르셀로나와의 갈등이 최절정에 달했다.
이런 무리뉴의 방식을 실현할 수 있는 매체는 역시 언론이다. 무리뉴는 언론을 통해 절대적인 라이벌을 구축했고 선수들을 하나로 뭉쳤다.
그러나 레알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이런 무리뉴의 방식은 통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비난의 화살이 선수들에게도 향하기 때문이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어느 정도 팀의 성적이 뒷받침돼야만 한다는 점이다. 과거 첼시와 인터 밀란, 그리고 레알의 2년 차 시절 때는 목표 의식이 명확했고 많은 승리를 쟁취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알 3년 차 때부터 팀 성적이 무너지자, 선수들은 무리뉴의 단점을 보기 시작했다. 성적이 좋으면 그의 방식이 문제 되지 않지만, 성적이 좋지 못했기에 선수들의 눈에서도 그가 ‘정신병자’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언론을 활용한 심리전을 펼치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기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무리뉴의 문제는 경기에서 패배할 때마다 자신의 책임보다는 심판의 판정, 경기장의 잔디 상태, 볼 보이 문제 등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했기 때문이다.
‘책임’이라는 것은 선수들에게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아니, 단순히 선수들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책임’이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면 사람들은 그 책임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할 수 있지만, 그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려고 한다면 사람들은 이를 좋게 보지 않는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시즌 맨유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무리뉴가 레알과 첼시 때처럼 선수단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제까지 선수들은 “그래도 무리뉴”라며 무리뉴를 지지했지만, 2년 차가 무색한 성적을 거둔다면 그를 따라야 할 이유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무리뉴가 이번 시즌 후반기에 반등해야만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