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원, 국가대표 수비진에 경쟁의 씨앗을 심다

[풋볼 트라이브=서정호 기자] 톈진 취안젠의 수비수 권경원이 경직되어 있던 국가대표팀 센터백 자리에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권경원은 전북 U-18 팀인 영생고등학교 출신으로 2013년 전북 현대에 입단,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잠재력을 인정받아 K리그에서 20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5경기 출장에 그쳤다.

 

2015년 1월, 권경원의 인생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소속팀 전북이 중동으로 전지훈련을 떠났을 당시였다. 연습 경기 상대였던 알 아흘리의 코스만 올라우이오 감독의 눈에 띄면서 전지훈련 기간 중 권경원은 알 아흘리로 전격 이적하게 됐다.

 

알 아흘리에서 권경원의 축구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권경원은 2015년 소속팀의 리그 우승과 ACL 준우승을 견인하며 ACL 베스트11에도 선정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던 중, 세계적인 수비수 출신인 파비오 칸나바로의 러브콜을 받고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으로 향했다. 당시 권경원의 이적료는 1100만 달러(약 133억 원)로 손흥민에 이어 한국 선수 역대 2위의 이적료였다. 중국에서 변화한 출전 규정으로 권경원은 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칸나바로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며 톈진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권경원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에 처음으로 소집되었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 출전권이 달린 백척간두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권경원은 2경기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10월 A매치 기간을 앞두고 권경원은 다시 한 번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7일, 러시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권경원은 왼쪽 센터백으로서 장현수와 김주영과 호흡을 맞추며 A매치 데뷔에 성공했다. A매치 데뷔전 데뷔골 역시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번 11월 A매치 데이 때 권경원은 한 번 더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10일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권경원은 장현수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 다른 선수들과 함께 뛰어난 간격 유지 및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면서 대한민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권경원의 활약은 대표팀 수비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대표팀은 장현수, 홍정호를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이들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또 경기마다 불안한 수비를 펼치며 대표팀 경기력 부진의 원인으로 비난받았다. 불안한 경기력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하며 동기부여를 잃었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훌륭한 수비수의 등장이 더더욱 반갑다. 기존 주전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선수들이게 누구나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권씨앗’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권경원이 심은 국가대표 수비 경쟁의 씨앗은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