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국가대표팀

또 세트피스 실점, 옥에도 티가 있다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은 오랜만에 축구팬들을 기쁘게 했다. 하지만 마냥 기쁠 수만은 없었던 실점 장면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표팀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세트피스 상황 실점이 또 나왔기 때문이다.

 

2:0으로 한국이 앞서고 있던 후반 30분경, 콜롬비아에 프리킥 기회를 내줬다. 콜롬비아의 10번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예리하게 문전으로 띄워준 공을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자파타가 헤딩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골키퍼 김승규가 앞으로 나왔지만 자파타가 더 일찍 헤딩해버려 손을 쓸 수 없었다. 여유롭던 경기가 2:1로 쫓기는 판국으로 흘러갈 실마리를 제공한 실점이었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치른 공식전 5경기에서 대표팀은 8골을 실점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10월 러시아와 모로코를 상대로 각각 4골, 3골을 실점하며 무너졌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문제였다. 대표팀은 러시아전에서 2골,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1골을 실점하며 전체 8실점 중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줬다.

 

세트피스 상황은 대부분이 ‘약속된 플레이’다. 수비 조직력과 같은 부분은 평가전을 거듭하며 적절한 선수들을 활용, 천천히 맞춰가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세트피스는 조금 다르다. 수비 유형을 여러 가지로 정해놓고 반복적인 연습을 선행한다면, 이른 시간 안에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아직 신 감독이 부임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은 만큼 절대적인 시간이 모자랐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월드컵 본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안정적인 세트피스 수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

 

FIFA랭킹 13위, 남미예선을 4위로 통과해 월드컵 본선에 합류한 ‘난적‘ 콜롬비아를 2:1 승리를 거둔 대표팀, 빛나는 구슬의 얼룩과 같은 세트피스 상황의 실점을 줄이고 안정감을 찾아갈 수 있을까. 대표팀은 오는 14일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 유럽의 다크호스 세르비아를 상대, 평가전 일정을 이어간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