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험프리즈 칼럼] 클롭을 위한 변명은 없다

[풋볼 트라이브 단독] 닐 험프리즈, 편집 정미현 기자=위르겐 클롭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뛰어난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의 아우라도 이미 사라져버린 듯하다. 사실 그 이름이 아니었다면, 벌써 경질되고도 남았을 테다. 클롭은 도르트문트에서 쌓아올린 과거의 명성과 국제적 위상으로 감독 경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구단의 상태를 보면, 경질되지 않는 것이 용할 따름이다. 누군가는 클롭과 리버풀 FC에 진지하게 질문을 해야 할 때로 보인다. 어쨌든 리버풀은 길을 잃은 듯 보이니까. 통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클롭은 리버풀에서 78경기를 치르며 승점 137점을 얻었다. 같은 수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라파엘 베니테스는 144점을 쌓았다. 브랜든 로저스는? 148점. 그러나 아무도 클롭을 비판하지 않는다. 베니테스와 로저스보다 나쁜 기록을 갖고 있는데도, 토트넘 홋스퍼에 4:1 대패를 당했는데도. 리버풀이 어디 토트넘에 쉽게 지던 팀이던가. 지금까지의 운을 보면 살인도 면할 것 같다. 그러니까 정말로, 진지하게 질문을 해야 할 때다.

 

리버풀에서 클롭이 보여준 모습은 실수의 연속 그 자체다. 데얀 로브렌은 몇 가지 중대한 실책을 범하며 토트넘에 두 골을 헌납했다. 선수 개인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책임은 분명 클롭에게 있다.

 

로브렌은 현재 장기 부상을 입은 채 출전하고 있다. 클롭은 바로 그 부상을 이유로 로브렌의 국가대표 경기 출전을 반대했지만, 구단 경기에 있어서는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로브렌은 현재 경기 때마다 “살아남기 위해” 진통제를 맞으며, 고통 속에서 출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로브렌은 왜 부상을 입고도 매 경기 뛰어야 하는가. 리버풀이 지난여름 로브렌의 대체자를 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클롭은 여름 내내 버질 반 다이크만을 노렸다. 반 다이크가 전 세계 유일한 센터백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반 다이크를 영입하지 못하자 클롭은 대체자를 구하는 대신 로브렌에게 의존하기 시작했다.

 

토트넘 전 대패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홀딩 미드필더의 부재다. 불안정한 수비진에게는 포백 보호를 해줄 수 있는 홀딩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첼시에서는 은골로 캉테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네마냐 마티치가,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페르난지뉴가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리버풀에서는? 없다. 한 명도. 스티븐 제라드가 있기는 했지만, 막판에는 너무 늙었더랬다. 지금은 조던 헨더슨이 있지만, 헨더슨은 계속해서 전진할 뿐, 수비 보호에 있어 마티치, 캉테 혹은 페르난지뉴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토트넘 전, 리버풀의 수비는 초반 30분만에 다섯 번이나 뚫렸다. 물론 클롭의 잘못이다. 센터백을 영입하지 못했듯이, 홀딩 미드필더도 영입하지 못했으니까.

 

그럼 클롭은 대체 누구를 영입했을까? 다름 아닌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이다. 리버풀이 필요로 하지 않는 선수, 아니, 리버풀이 선발로 내세우기조차 부족한 선수다. 토트넘을 상대로도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아담 랄라나, 사디오 마네,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등 리버풀의 주요 공격 미드필더는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클롭은 챔벌레인을 선발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렇게 이 챔벌레인은 벤치에서 동료들이 뛰는 모습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 후에는 왼쪽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경기 내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결국 믿지도 못하는 선수에게 3500만 파운드(한화 약 504억원)를 쓴 셈이다. 대체 챔벌레인을 왜 영입했을까. 마네, 랄라나, 바이날둠 등 해당 포지션에 옥슬레이드 챔벌레인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클롭을 변호하자면, 챔벌레인도 시간이 지나면 팀에 적응할 수 있다. 하지만 3,500만 파운드짜리 선수라면 언제든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리버풀에는 챔벌레인이 필요하다.

 

사실 챔벌레인은 아홉 달 후 자유 계약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클롭은 그 아홉 달을 기다리지 못하고 3,500만 파운드를 지출하며 챔벌레인을 데려왔다. 그리고 보다시피 챔벌레인은 제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홉 달. 딱 아홉 달의 시간이 지나면, 돈 한 푼 안 내고 챔벌레인을 데려올 수 있었다. 나비 케이타도 임대 후 복귀했을 테다. 그러니 진지하게 질문해야 할 때다. 왜 센터백을 영입하지 않았나? 실수가 잦고 불안정한 시몽 미뇰레를 대체할 골키퍼는 어디에 있나? 조던 헨더슨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홀딩 미드필더의 자리는 대체 왜 채워지지 않았나? 왜 꼭 필요한 대체자를 구하는 대신, 이미 더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포지션에 3,500만 파운드를 지출했나? 그것도 아홉 달만 기다리면 공짜로 영입할 수 있는 선수에게 말이다.

 

리버풀 팬들은 클롭에게 이런 질문을 해야만 한다. 클롭의 명성과 인기는 확실히 감독직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실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나 실패가 쌓여가고 있다.

 

이제는 질문할 때다. 그것도, 가능하면 빨리. 클롭이 잘못을 하루속히 개선하지 않는다면, 리버풀은 유로파리그에서나 우승을 꿈 꿀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