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세계 축구

‘지옥 원정’ 대륙 간 PO, 두 경기 모두 0:0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월드컵 가는 길이 이렇게도 험난하다. 월드컵 대륙 간 플레이오프는 남미 지역 예선 5위와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1위 간의 경기, 북중미 지역 예선 4위와 아시아 지역 예선 5위 간의 경기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의 플레이오프 대진은 페루와 뉴질랜드, 온두라스와 호주다. 일단 1차전 두 경기 모두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두 경기 모두 한국 날짜로 11일에 펼쳐졌다. 우선 북중미의 온두라스에서 펼쳐진 온두라스와 호주의 경기를 살펴보면, 양 팀이 각각 경고 4장씩을 받는 등 치열하게 진행됐다. 그런데 이날 경기 내용보다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이동 시간이다. 호주는 이 경기를 위해 총 22시간의 이동을 거쳐 온두라스에 도착했다.

 

문제는 온두라스 역시 2차전에서 똑같은 경로로 22시간을 걸려 적지 호주로 향한다는 점이다. 물론 2차전 경기 전까지 총 이동 거리를 따지면 온두라스를 다녀온 호주가 더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적지에서 최소한 득점하고 무승부를 거둬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온두라스의 입장이 더욱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온두라스의 호르헤 루이스 핀투 감독은 “일정이 비인간적이다”라며 불만을 서슴없이 토로하기도 했다.

 

지구 반대편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에서 펼쳐진 뉴질랜드와 페루의 경기 역시 0:0 무승부였다. 홈팀 뉴질랜드가 홈의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던 결과였다. 오히려 원정팀 페루가 경기를 주도했으며, 그럴 때마다 뉴질랜드의 수문장 스테판 마리노비치가 선방하며 위기를 넘겼다. 뉴질랜드가 몇 차례 역습을 통한 반격에 나섰지만, 무위에 그쳤다.

 

온두라스와 호주의 상황과는 달리, 이쪽은 페루에 전망이 밝다. 페루에서 2차전을 펼쳐야 하는 양 팀인데, 페루는 홈에서 최근 6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 반면 뉴질랜드는 최근 원정 6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물론 기록은 그저 참고 자료지만, 전통적으로 남미 팀들이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점은 충분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긴 이동시간 역시 뉴질랜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유불리를 떠나, 두 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의 주인공은 결국 2차전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호주와 온두라스는 한국 시각으로 15일 밤 6시에 2차전 경기를 갖고, 페루와 뉴질랜드는 16일 오전 11시 15분에 경기를 갖는다. 본선행 ‘막차’에 오를 주인공은 어느 팀이 될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